세월호 유가족 팽목항-광화문 ‘삼보일배’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누나 이호진·아름씨
23일 오전 10시 팽목항 출발…520km 순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520km 구간을 세월호 모형을 끌고 삼보일배로 걷는 ‘고난의 행진’에 나섰다.

단원고 학생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승현 군의 누나 아름 씨는 23일 오전 10시 세월호 신속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진도 팽목항에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아름씨가 23일 오전 세월호 모형을 끌고 삼보일배에 나서고 있다. ⓒ트위터

아름씨는 앞에서 세월호 모형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이씨는 뒤에서 삼보일배를 하며 걸을 예정이다. 세 걸음에 한 번 절하는 삼보일배 순례에는 박종인 신부와 송정근 목사, 김근수 신학자 등 10여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삼보일배에 앞서 오전 9시30분 진도 서망항에서 모형으로 만든 세월호를 인양하는 인양식을 열었다.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이씨의 선창에 참가자들이 세월호 모형을 실은 손수레를 바다에서 끌어올렸다.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아름씨 등이 23일 오전 9시30분께 진도 서망항에서 세월호 모형을 실은 손수레를 인양하는 '세월호 인양식'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아름씨 등이 23일 오전 9시30분께 진도 서망항에서 세월호 모형을 실은 손수레를 인양하는 '세월호 인양식'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삼보일배 순례는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520km를 다섯 구간으로 나눠 걷는다. 첫 번째구간은 팽목-진도-목포-무안까지 102km로 6만절을 올린다. 두 번째 구간은 무안-나주-광주-장성-백양산-정읍 85km 구간으로 5만1000절, 세 번째 구간은 정읍-삼례-연무-논산-계룡 101km 구간으로 6만절을 올릴 예정이다.

네 번째 구간은 계룡-유성-신탄진-청주-오창-진천 90km 5만4000절, 다섯 번째 구간은 진천-안성-용인-광주-성남-송파 105km 6만절, 마지막 구간은 송파-잠실-테헤란로-강남-신사-한남대교-장충체육관-동대문-광화문 21km 구간으로 1만2000절을 올린다.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23일 오전 삼보일배를 하며 팽목항을 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호진 씨는 삼보일배에 앞서 트위터에 “누군가 가야할 길이라면 제가 기꺼이 가겠다. 그러면 누군가는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아비의 사랑으로 한절한절 정성을 다해 국민여러분께 절하면서 광화문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가는 길이 그릇된 길이 아니라면 곳곳에서 7월의 친구들이 손잡아 줄 것으로 믿는다”며 “저와 아름이가 힘들고 고통스러울수록 세월호 유가족들의 처절한 상황이 국민여러분의 사랑으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빌딩숲 사이를 지나 모든 분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저의 절을 받으시고 피지 못한 붉은 영혼 304분을 따뜻하게 품어지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30만절을 올리면서 여러분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기원하겠다. 국민 여러분이 하늘이라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가족대책위 등은 500km가 넘는 구간을 혼자 삼보일배로 걷는 것은 힘들다며 말렸으나 이씨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삼보일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삼보일배를 시작한 이호진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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