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31일 '대학교 입학 및 입시설명회에 관한 정보공개청구 현황 발표'를 통해 광주시교육청과 각 구청에서 실시한 대입관련 입시설명회 개최현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보도자료에서 광주시교육청이 주관한 입시설명회와 관련, "수도권의 특정대학에 편중된 설명회의 개최가 그동안 장휘국 교육감이 앞세워 온 입시교육 지양이라는 자신의 주장과 철학에 배치되는 것"으로 지적하면서 "학벌주의로 인한 차별이자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로 보여진다며 우려를 표명하였다.

특히 올해 들어 예산을 전년대비 2배 이상 증액해가며 서울의 유명대학에 집중된 입시설명회를 광주시교육청이 개최한 것은 "학부모들의 표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2013년도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어렵고 복잡해진 입시전형제도 때문에 많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각 대학과 입시컨설팅 회사들이 다양한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입시박람회나 사설입시학원들이 고가이기는 하지만 유료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어 비교적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등에서 개최하는 입시설명회가 내용과 형식 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어 실제 학부모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 발표한 현황발표의 내용은 지역의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할 입시설명회가 전시적 효과를 바라는 교육행정의 의도가 그대로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갖게 한다.

이 단체는 정보공개를 청구한 자료의 현황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그 대안으로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에 맞춰 학교가 아닌 다양한 학과 중심의 입시설명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과 특정학교의 합격을 위해 쓰여지는 예산을 "도시 안에서 어린, 청소년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예산지원에 초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수능수험생을 둔 집안의 대부분은 일년 동안 집안의 대소사와 명절마저 수험생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가 된 지는 오랜된 이야기다. 더구나 대학수능일 며칠 전부터 우리 사회는 모든 기능이 수능에 매몰된 것처럼 보인다.

사실 수능은 한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치르게 되는 단계적이고 보편적인 과정에 불과한 것이니 이런 호들갑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말을 꺼낼 수도 없는 분위기이다. 뿐만 아니라 수능을 잘 치러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개인의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자식사랑'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광주시교육청이 올해 들어 수도권의 유명대학에 집중된 입시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수능을 앞 둔 학부모들의 심정과 바람에 편승하려는 의도와 내년으로 예정된 교육감 선거가 맞물리면서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고,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광주시교육감은 이른바 진보교육감으로 불리며 지역의 시민단체후보로 추천되어 교육행정을 책임지게 되었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변혁의 대상 중에 가장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교육임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장휘국 교육감의 이러한 행정과 행보는 곧 지역의 시민단체는 물론, 지역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와 같이 "광주교육청이 특정학교(명문대학 입학생)를 많이 배출해야겠다는 과욕"에 대한 지적은 며칠 전 장휘국 교육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교육감 선거와 관련하여 나눈 이야기가 지역의 학부모단체에 의해 지적받았던 사실과 엮일 경우 자칫 오해로 발전될 수 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