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학교 교수 20인 시국선언 [전문]

국가정보원의 불법행위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한 것이며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정보기관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에 개입하며 국민을 사찰하는 불법 무도한 행위가 머나먼 과거 시대의 유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2012년 대통령 선거 과정과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질러진 국가정보원의 불법 행위를 목도하며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 경영에서 실패했을 뿐 아니라, 정보기관의 공작을 통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더욱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정치경찰은 중대하고 민감한 대선 국면에서 국정원의 불법 행위를 은폐하고 조작했음이 밝혀졌다.

국민의 피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도전받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을 비롯한 일부 집권 정치세력은 생뚱맞게 노무현 정부 시대의 정상회담 발언을 불법적으로 조작, 공개하여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참으로 어이없고 개탄스러운 상황이다.

우리는 일부 간교한 어둠의 세력이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의 정치적 자유에 도전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도저히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최근 전국의 여러 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현 시국에 대한 성명을 지지하고 공감과 연대를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의사를 밝힌다.

1. 검찰은 일련의 국가정보원 사태의 진상을 엄정하고도 낱낱이 규명하여야 한다. 정치개입의 기획과 실행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과 간부들은 공직에서 배제함은 물론, 책임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해야 한다.

2. 국회와 정부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을 근본적으로 근절시킬 수 있는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집행하여야 한다. 민주공화국의 헌법질서가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국정원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3.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선거운동을 지휘한 정치인들은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건의 진상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2013년 6월 29일

고영진(한국사/관광경영학과/ 광주대 교수협의회장 역임)
김미경(사회학/사회복지학부)
김순흥(사회학/사회복지학부)
김승희(교육학/유아교육학과)
김종선(금융학/부동산금융학과)
김철민(사회심리학/언어심리치료학부)
김황용(사회복지학/작업치료학과)
배봉기(문학/문예창작과)
이봉규(디자인학/인테리어디자인학과)
이상수(토목공학/토목공학과)
은우근(철학/신문방송학과)
이육화(중국문학/중국학과/ 광주대 교수협의회장 역임)
이은봉(문학/문예창작과)
이희재(철학/중국학과)
임동욱(언론학/광고이벤트학과/ 광주대 교수협의회장 역임)
양성렬(생태학/간호학과)
정철기(금융학/부동산금융학과/ 광주대 교수친목회장 역임)
조대연(사진학/사진영상학과)
최병진(언론학/신문방송학과)
한규무(한국사/관광경영학과)

(총 20명,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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