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 5.18 33주년 기자회견 발언 [전문]
5월 17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

박근혜 정부에서 역사가 뒤바뀌고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에서 제창할 수 없다고 한다. 통합진보당과 노동조합이 부르기 때문에 국가 공식 행사에서 부르지 못하겠가는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광주민중항쟁의 주제곡임은 상식이다.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제창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한사코 제창을 거부하는 것은, 진보당과 평화통일세력, 민중세력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 싫다는 병적인 혐오증의 결과다.

▲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소속 의원 당원 등이 17일 오후 국립5.18민주묘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촉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제공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 종편이 광주민중항쟁은 북한군이 침투해 일으킨 것이라는 역사왜곡을 서슴치 않는다. 보수언론이 감히 이와 같은 역사왜곡을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민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쿠데타로 시작된 군부독재의 연장을 피로 거부했다는 진실을 뒤엎으려는 것이다.

반민주 독재자를 북의 공격과 침투를 막아낸 세력으로 포장해 복권시키려는 것이다. 수구집권세력은 민족의 해방과 통일, 민주주의를 향한 한국 현대사에 이어지는 민중의 발걸음을 북에게 조종당하고 북을 추종한 행위로 낙인찍고, 민중의 열망을 색깔론에 가두어 사멸시키려 하고 있다.

쿠데타로 시작해 유신 집권까지 이어진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의 정권 유지 논리가 용공분자 색출이었듯,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방법도 유지 논리도 종북 공세와 색깔론이다. 완전히 청산되지 못한 사대 매국과 독재의 잔재가 분단 체제에서 제 세상을 만난 듯 활개치는 것을 다시 보아야 하는 고통의 시대가 지금 우리의 것이다.

그러나 오늘 진보당은 광주 민중항쟁의 정신 그대로 역사 앞에 다시 선다. 우리는 피맺힌 고통을 이기고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으로 부활한 광주 민중항쟁의 정신을 한 시도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광주 민중항쟁을 통해 드러난 미국의 본질을 기억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부독재의 무력진압을 승인한 미국의 본질은, 오늘 이른바 전략적 인내로 미국 군수자본의 판매고를 올리는 것으로 모습만 바꾸어 이어지고 있다. 분단체제가 계속되는 한 민주주의의 완전한 성취는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우리는 광주 민중항쟁을 통해 얻었다.

지금 각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정당한 노동의 권리를 되찾고 농민들과 함께 식량주권을 다시 세우며 중소영세자영업자 및 서민들과 함께 생존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언제나 노동자 농민 서민의 곁에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평등한 대외관계를 갈망하는 국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33년 전 광주가 그랬듯 역사의 정방향으로 가는 길이라 여긴다.

진보당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13년, 한결같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온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았다. 광주정신의 계승자가 되는 것이 진보당에게 최대의 영광이다. "오월에서 통일로", 광주영령들의 이 바람을 실현시키느느것을 진보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아 헌신하겠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