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무원, 아내 외도 의심 폭행 살해... 법원, 구속영장 기각
광주전남여연, "부부싸움으로 안일하게 대처"..."사회가 해결해야"

지난 17일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된 광주광역시 공무원 황 아무개(50)씨에 대해 광주지방법원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해 여성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대표 주경미. 이하 광주전남여연)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가정폭력으로 부인을 사망케 한 살인사건에 대하여 사법기관과 광주시가 단순한 불륜을 의심한 부부싸움으로 안일하게 대처했다"며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저해하고 폭력의 원인제공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비판했다. (아래 성명서 전문 참조)

광주전남여연에 따르면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 중 가해자가 남편이나 남자친구인 살인사건은 최소 169건이며 이 중 살해된 여성은 최소 120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49명에 이른다는 것. 3일에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다.

광주전남여연은 “가정폭력 사건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해결해 나아가야할 문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 여성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광주전남여연은 “△아내폭행치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사실규명 △공무원을 대상으로 여성폭력에 대한 통합적 인권교육 실시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홍보와 예방사업 강화”를 촉구했다.

성명서 [전문]

여성폭력으로 인한 사망사건에 대한 ‘분노의 게이지’
2012년 한해 여성이 최소 3일에 1명꼴로 남편이나 애인의 폭력으로 살해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가 남편이나 남자친구인 살인사건은 최소 169건이었고, 이 중 살해된 여성은 최소 120명이며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49명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피해여성들의 자녀, 부모, 지인, 이웃 등이 이과 같은 범죄를 막다가, 혹은 막았다는 이유로 살해되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은 35명이며, 이 중 사망한 사람만 15명이다.

최소 3일에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으며, 미수까지 포함하면 근 2일에 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협에 처해 있다.

이는 신문 등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며, 여성폭력의 문제가 피해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 한국여성의전화 - 2012년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된 여성들의 통계)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2013년 3월 17일,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광주시 공무원(50세)이 술을 마시고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되었으나, 광주지방법원은 피의자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하였다.

가정폭력은 가해자의 마음먹기에 따라 집 안팎에서, 밤낮으로, 곳곳에서, 흔하고도 쉽게 벌어지게 되는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폭력이다.

이러한 가정폭력으로 부인을 사망케 한 살인사건에 대하여 사법기관과 광주시가 단순한 불륜을 의심한 부부싸움으로 안일하게 대처하여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저해하고 폭력의 원인제공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많은 우려가 된다.

가정폭력 사건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해결해 나아가야할 문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여성폭력의 근절과 여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검찰, 법원, 광주시는 공무원의 아내폭행치사 사건에 대하여
철저한 수사와 정확한 사실규명을 하라.
2. 광주시는 공공기관 공무원을 대상으로 여성폭력에 대한
통합적 인권교육을 즉각 실시하라.
3.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는
홍보 및 예방사업을 강화하라.

2013년 3월 28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전남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영광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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