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광산구청장, 2단계 정규직 전환 추진
"무기계약 전환. 위탁근로자 고용안정 하겠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처우개선책으로 2단계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 청장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직접고용 근로자 중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정규직화라고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이는 등 앞선 1단계 정규직 전환과 같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민 청장은 지난 8일 오전 11시 광산구청 상황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3 핵심전략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민 청장은 △자율과 참여를 통한 ‘지역공동체’ △사람과 수요자 중심의 ‘나눔공동체’ △협동과 연대를 통한 ‘사회적경제공동체’ △다양하고 조화로운 ‘도시공동체’ △정보와 지식을 배우고 나누는 ‘교육공동체’ △끊임없이 학습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혁신공동체’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 청장은 "광산구의 공무노동분야에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며 “공공부문 1단계 정규직화 정책 추진 시 누락된 일부 직종과 복지시설 직영화에 따른 상시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 청장은 “업무중 상시고용이면서 1단계에서 누락된 사무 정규직화의 경우 기간제(24명)로, 복지시설 직영화에 따라 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상시근로자에 대해 무기계약(10명 시간제. 단기근로자 제외)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앞서 광산구는 지난해 말까지 공공부문 1단계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하며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 및 상시근로로 전환한 것을 두고 정규직화라고 자평했다.

또 민 청장은 “청소 용역 등 간접고용 위탁근로자(363명)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겠다”며 이를 통해 “광산구 공무노동분야에는 비정규직이 없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구 분

정규직 전환 및 고용승계 보 장

직 접 고 용 (비정규직)

간 접 고 용

기간제근로자

대행업체

근 로 자

위탁기관 근로자

복지시설

구자체사업

소계

상시근로

일시사역

397명

109

31

78

435

188

247

175

72

무기근로전환

24

24

24

 

 

 

 

 

 

 

 

 

 

 

 

 

 

 

 

 

 

상시기간제전환

10

10

 

 

 

10

 

 

 

 

 

 

 

 

 

 

 

 

 

 

 

전환예외

 

 

 

75

7

68

72

 

 

 

72

 

 

 

72

고용승계 (협약)

363

 

 

 

 

 

 

 

 

 

363

188

175

175

 

 

 

 

*8일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발표한 ­ 2단계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

그러나 위탁근로자의 고용안정 도모 역시 지난해 노동조건 악화와 노동탄압을 근거로 광산구에 직접고용을 촉구한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요구와 달리 광산구는 이 업체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는 25년 이상 광산구의 폐기물 처리를 맡아와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미화노동자를 사랑하는 모임'은 “광산구청이 앞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민간위탁을 확대하여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며 “용역결과로 미화원 인원을 축소시키고 이 자리에 구청 가로요원 부족분을 채우는 편법을 쓰고 있다”고 지난 3월 비판한 바 있다.

“어느 자치구에도 뒤지지 않는 성과”라는 민 청장의 자평과 달리 광산구의 공무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빛좋은 개살구’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8일 오전 11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3 핵심전략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청 제공


 

 

2013년 신년 기자간담회문 [전문]
“자치가 진보입니다”

카메라와 펜으로 지역을 기록하고, 광산구의 발전과 안녕, 그리고 공공의 가치 창출을 위해 힘쓰고 계신 언론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광산구청장 민형배입니다.

지난 한 해, 광주시민, 광산구민이라면 누구든지 간에 희망과 절망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가는, 참으로 안타까운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함께 웃고 울었던 모든 분들께, 뒤늦게나마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 더 좋은 광산을 구정의 목표로 삼고, 민선5기 광산구가 일을 시작한지 횟수로 3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정확히는 2년 6개월여의 시간 동안 광산구에는 결코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지정,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경기장 유치, 우리밀산업 특구 지정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들이 광산구에 좋은 방향으로 풀렸습니다.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많은 반성이 필요했던 인화원 문제가 해결되어 가고 있습니다. 신도심 조성 및 정착 과정에서 나타났던 불법․탈법적인 관행들이 줄어드는 등 오래된 갈등과 해묵은 과제들도 차츰 더 나은 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습니다.

지역 각 분야의 지도자들, 정치인들,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38만 광산구민의 부름을 받아 일하고 있는 저로서는 큰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광역시 자치구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대형 사업은 많지 않습니다.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현장을 살피고, 소소해보일지라도 핵심을 관통하는 정책수단을 발굴해 지역사회를 따뜻하고 평화롭게 만드는 것은 자치구의 고유한 몫입니다.

이 부분에서 광산구는 어느 자치구에도 뒤지지 않는 성과를 낸 것으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주민참여 기본조례 제정, 공익활동 지원조례 제정, 협동조합 설립 지원 및 활성화, 민관복지협의체 투게더광산 설립과 운영 등이 자치구 특유의 구체성과 활력, 그리고 공직자들의 창조적 도전이 있어서 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정책, 조직, 법안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열매는 ‘광산자치공동체’의 구현입니다. 사람과 시설, 사람과 제도,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따뜻하고 합리적으로 조성해 오래전 우리가 마을공동체에서 경험했던,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사람의 향기가 가득했던, 그러한 도시공동체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저는 도시기반 자치공동체 구현에 우리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확신합니다. 피 흘리고 죽어 가면서 쟁취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지방자치가 더 많은 탐욕 실현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입니다. 주민은 실종되고 유권자만 남은 정치, 구체적인 현장은 사라지고 예산규모만 앞세우는 정책은 민주주의도, 자치도 아니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민선5기 광산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1년 6개월 정도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저와 광산구의 공직자들은 ‘광산자치공동체’ 구현에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도로, 상하수도, 높은 건물, 웅장한 시설 등으로 대표되는 ‘물리적 성장’은 관리행정의 전문성과 꼼꼼함으로 빈틈없이 꾸려갈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따뜻하고, 도시환경이 사람에게 친절하고, 여성.아동.노인.외국인.가난한사람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살아가는데 편안하고 자존을 잃지 않는 ‘사회적 성장’ 실현에 민선5기의 남은 시간을 채워갈 것입니다.

광산자치공동체 구현을 위한 사회적 성장 계획을 크게 여섯 가지 분야로 추려 보았습니다.

첫째, 지역사회의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데 광산구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습니다. 광산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익활동을 돕는 가칭 ‘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농촌은 마을 단위로, 도시는 아파트 단위로 주민들이 함께 보람과 즐거움을 찾아 가는 ‘광산형 지역공동체 조성’이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둘째, 모두에게 평등하고, 꼭 필요한 분들에게 맞춤한 복지시스템을 더욱 단단하게 구축해 가겠습니다. 횟수로 3년 째 접어드는 민관복지협의체 투게더광산의 역능을 신장시키고, 여성권익과 보육의 공적 책임을 높이는 한편, 다문화가정의 자립역량 강화를 돕는 일 등이 복지서비스의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셋째, 다함께 잘사는 광산구를 만들기 위해 협동과 연대에 기반한 사회적 경제의 초석을 다져가겠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준공공분야 및 민간영역까지 확대하고, 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의 모범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창출해가겠습니다.

넷째, 구민들이 일상의 공간에서 편안함과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공간을 조성하겠습니다. 생활권 가까이에서 향유할 수 있는 문화․체육 공간을 확대하고, 언제라도 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전시․공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용하겠습니다.

다섯째, 교육과 지식에 대한 공적 투자를 확대하겠습니다. 미래세대들이 집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공공도서관을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장년층 이상의 구민들이 자기계발을 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평생학습도시 인프라 및 프로그램을 더 촘촘하고 알차게 준비하겠습니다.

여섯째, 앞서 말씀 드린 다섯 가지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공직사회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 불필요한 일은 과감히 버리고 꼭 필요한 일에는 내외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키겠습니다. 일과 휴식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업무문화를 도입하여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겠습니다. 학습과 경험의 기회를 대폭 늘려 모든 공직자의 역량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광산구민 여러분!

세상살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게 진보일 것입니다. 내가 사는 터전을 더 좋게 만들고 나와 이웃 사이에 더 많은 웃음꽃을 피우는 일이 진보이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최소단위, 적정공간이 자치구입니다. 자치영역의 진보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 및 지원이 중앙정부의 역할입니다.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자치역량보다는 중앙정부가 우리 삶을 결정한다는 게 한국사회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지난 시절의 경험이나 현실의 역학관계에서는 어느 정도 맞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옳거나 미래 가치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보다 나은 삶을 꾸려가고 있는 국가들은 예외 없이 자치 수준이 높습니다. 예컨대 소득이 한국보다 3배 이상 높고, 인구와 면적에서는 한국의 1/5 수준인 스위스연방은 시․군 단위에서 독자적인 행정부, 의회, 법원을 운영할 정도로 자치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보에 대한 논의는 보편복지와 계급단위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진보가 실현되는 구체적인 공간에 대한 논의는 없었습니다. 새 정부가 출발하는 2013년을 맞아 저는 진보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자치공간’을 내 놓습니다. 진보 과제가 싹트고 열매까지 맺는 총괄영역이 자치공간입니다.

중앙정부의 행태와는 독립적으로 전면무상급식,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도 부채규모를 줄여가고 있는 서울시의 사례만으로도 자치공간의 의미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치공간을 염두에 두지 않는 진보과제는 좋은 씨앗과 연장을 준비했을 뿐, 경작할 밭이 없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예산이 없어서, 제도가 부실해서, 법률이 정비되지 않아서 자치가 어렵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준비되고 나면 거기에 탑승만 하겠다는 생각으로는 자치를 구현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진보적 가치는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씨앗을 심고 물을 뿌리지 않고서 어떻게 열매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광산구에서부터 ‘자치가 진보다’는 입장을 강력히 제기하고, 논리를 정밀하게 다듬으면서, 동시에 모범사례를 만들고자 합니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나 민관복지협의체 투게더광산 등 광산구가 먼저 시작한 여러 진보적 정책들이 이미 전국으로 확산된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조건이 좋아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먼저 조건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조건을 만들어 가는 과정까지가 자치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광산구민 여러분,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광산구는 물리적 성장과 사회적 성장이 함께 발맞추어 가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경우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일구어 낸 성과입니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그저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그렇지만 쉽게 희망을 말하기에는 중앙정부의 성격, 경제현황, 정치여건 등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자치가 진보다’는 선언과 주장의 유효성이 더 강하게 드러나리라고 봅니다. 바깥바람이 찰수록 우리끼리 몸을 부비면서 온기를 나눠야 다음의 도약을 준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끼리가 ‘자치’이고, 온기를 나누는 것이 ‘진보’일 것입니다.

자치 역량을 통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저와 공직자들의 의지를, 그러나 하향식, 관제동원식으로는 결코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지역 각 분야의 지도자, 정치인,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그리고 38만 광산구민의 자율적인 참여가 있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가야할 길의 방향은 분명히 하되,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설득하고, 소통하고, 호소하겠습니다. 오체투지를 하듯 온몸으로 지역사회 전체와 접촉하면서 조금씩 정확하게 나아가겠습니다. 누구보다도 지역을 잘 알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와 주민을 종횡으로 이어주고 있는 언론인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38만 광산구민여러분, 800여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

우리가 딛고 선 이 땅, 너무나도 사랑하는 광산구에서 2013년의 희망을 함께 만들어 가십시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13년 1월 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민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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