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농민연대, “내가 생산한 나락 값, 내가 정하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촉구하며 7일 전국에서 농민들이 농축산물 청와대 반납투쟁을 펼친 가운데 광주전남 농민 500여명도 나락 야적투쟁을 전개했다.

광주전남농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광주 서구 치평동 시청 앞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 △공공비축미 제도 폐지 △나락 값 7만원 보장 △송아지 가격안정자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아래 성명서 전문 참조)

▲광주전남 농민들이 7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촉구하며 농축산물 청와대 반납투쟁을 위해 서울로 가던 중 경찰에 의해 고속도로 진입이 막히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광주인

농민연대는 “우리가 여태 나락 내면서 나락 값 얼마 달라고 말해본적 있느냐. 내가 생산한 농산물가격을 내가 정하고 국민에게 적정가격에 공급하라는 것이 국가수매제이다”며 국가수매제 도입을 촉구했다.

결의대회 후 이들은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 농민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중 고속도로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2시간여 동안 강하게 저항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차 반납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성명서 [전문]

국가가 망친 농업, 국가가 살려내라!

식량주권 실현,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쟁취를 위한 농축산물 청와대 반납 1차 투쟁

32년만의 대흉작이 한국 농업을 덮쳤다.

가을걷이를 마쳤지만 소작료조차 감당할 수 없는 쭉정이 농사, 건질 것이라곤 빚더미뿐인 절망적인 상황이 농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태풍피해에 대한 실질적 피해보상은커녕, 쌀생산비 보장하라는 농민들의 아우성에도 이명박 정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쌀값 때려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 땅의 자존심이라 일컫는 한우 생산농가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우산업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송아지 생산농가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린 농식품부의 불법 부당한 농간으로 중소규모 한우 농가가 몰락하고 있다.

송아지 가격안정제를 복원하라는 한우 농가의 빗발치는 원성에도 이명박 정부는 눈과 귀를 닫아버렸다.

우리 농업의 비참한 현실은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의 식량창고가 텅 비어가고 있다는 걸 아는가? 주식인 쌀 조차도 자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MMA 쌀 판매에 나선 중국은 국제시세(톤당 820달러)보다 터무니없이 높게 1천 달러를 부르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한우농가가 몰락한 자리에는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쳐들어와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 부패무능한 MB농정 5년의 참담한 결과이다.

오늘 차가운 아스팔트위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모인 각지의 농민들이 쌀과 한우를 싣고 청와대로 간다.

우리 농업과 식량의 위기는 국가의 잘못된 농업정책 탓이기 때문이다.

수출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 시장에 맡겨두면 다 잘될 것이라는 거짓말로 농업의 희생과 파괴를 강요해온 낡은 농정을 갈아엎어야 한다.

우리 농민들은 요구한다. 농업과 농민, 나아가 나라를 살릴 새로운 형태의 농업정책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를 강력히 요구한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는 농민에게 가격결정권을 부여하여 생산비를 보장하고, 농산물 가격 상하한제로 민생을 안정시키고 전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할 것이다. 국가가 책임지고 식량주권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정부와 공권력은 감히 농민이 가는 길을 막지 말라.

더불어 대선에 나선 모든 정당과 후보들에게 고한다.

한미, 한중 FTA에 대해 외면하면서 농업과 농민을 입에 올리지 말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3백만 농민들의 의로운 투쟁, 정당한 요구에 귀 기울이고 동참하라.
2012년 11월 7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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