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후원인・선교사의 ‘국경없는 사랑’ 결실
필리핀 심박중격결손 여환자 수술…새 삶 안겨줘

“날아갈 듯 기뻐요. 예전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호흡이 곤란했는데 지금은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새 삶을 준 전남대병원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선천성심장병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던 필리핀 주빌블라스코(24・세부 파라다이스아일랜드 거주・이하 주빌)씨가 지난 9일 전남대병원에서 고난이도의 폐동맥고혈압 수술을 받고 호전된 상태에서 기쁜 소감을 밝혔다.

▲ ⓒ전남대병원 제공
사실 주빌은 수술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귀국할 수도 있었다. 고국에서 단순한 심박 중격 결손증으로 진단받고 왔는데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2cm 정도의 큰 심방 중격 결손에다 심한 폐동맥 고혈압까지 앓고 있는 심각한 상태였다. 폐혈압 수치가 너무 높으면 수술 불가능이다.

하지만 주빌의 폐혈압은 미소한 차이로 수술 가능수치에 달해 간신히 수술대에 오를 수 있었다. 장장 3시간의 힘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결국 행운의 여신은 그녀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 주었다.

주빌의 극적인 새 삶은 바로 전남대병원의료팀과 선교사 그리고 전대의대 출신 후원자의 ‘국경없는 사랑’의 결실이었다. 순환기 내과 김계훈 교수와 흉부외과 정인석 교수의 수준 높은 협진과 고난이도 수술, 전대동문인 남원 서내과의 서복주 원장의 병원비・체류비・항공료 지원 덕에 필리핀에서는 어려웠던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또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문인오 선도사가 그녀의 딱한 사연을 국내에 알려 국경없는 사랑의 릴레이가 시작 됐다.

무엇보다 폐동맥 고혈압 자체가 수술의 위험도를 높이는 질환이었던 만큼 김 교수와 정 교수의 환상적인 협진은 더욱 돋보였으며, 성공적인 수술로 전남대병원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김계훈 교수는 “주빌의 상태가 생각보다 너무 심각해 불가능할 수 있었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다행이다” 면서 “현재 주빌은 수술 후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 있지만 폐혈압 수치가 매우 낮아져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빌의 폐혈압 수치는 수술 전 100에서 40이하로 떨어진 상태이다.

빈민촌에서 태어난 주빌은 어렸을 때부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세를 가지고 살아왔다. 정상적인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천식으로 잘못 알고 약을 복용해 오다가 지난 2009년 취업하고 나서야 받은 건강검진에서 심방 중격 결손증임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녀가 받는 월급 20여만원으로는 3천여만원에 달하는 수술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현지에서 이러한 딱한 사정을 접한 문인오 선도사가 바로 국내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으며, 서복주 원장이 이 소식을 듣고서 수술비 등 모든 비용을 후원키로 결정하고 전남대병원에 수술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주빌의 증세가 생각보다 심하고, 큰 수술을 하게 됨에 따라 서 원장이 부담키로 한 병원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자 전남대병원에서도 여러 가지로 도움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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