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더럽히는 종북타령 알코올 중독자들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를 다룬 영화는 많다. 대부분의 영화가 사실에 충실하기에 더욱 비극적이다. 내가 본 알코올 중독자 영화의 한 장면.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다.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아내는 창문을 열고 커튼 줄을 잡아 다닌다. 줄 끝에 따라 올라오는 술병. 그렇게 술을 숨긴 것이다. 집에 술이 없으면 알코올 성분이 든 아내의 화장수까지 마신다. 이렇게 무서운게 알코올 중독이다.

경험이 풍부한 수사관이 하는 말을 들었다. 마약중독자와 알코올 중독자의 말은 믿지 않는다고. 그렇게 중독자들은 인생의 종착역에 선 것이다.

며칠 전에 좌빨 종북타령에서 탈출하는 것 같던 새누리당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도무지 중독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조갑제가 썼다는 책을 흔들어 대며 빨갱이 타령을 읊어댔다. 가수는 이한구. 새누리당의 원내 대표라는 사람이다. 공부도 제법 했고 비록 망쳐 먹었지만 대기업의 경제연구소장도 지냈다.

유명한 얘기 하나 하자. 1950년 2월9일.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공화당 여성당원 대회장. 메카시라는 상원의원이 서류 몇 장을 들고 단상에 올랐다.

‘당원 동지 여러분. 내가 들고 있는 이 서류 속에 빨갱이 명단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메카시’선풍의 시작이었다. 메카시의 입에서 빨갱이란 이름으로 거명된 정치인은 끝장이었다. 정치인뿐이 아니고 유명한 배우 촬리 채프린도 메카시의 칼을 맞았다. 그러나 그가 명단이 들어 있다고 한 서류는 그냥 백지였을 뿐이다. 백지로 빨갱이 사냥을 한 것이다.

거짓은 반드시 들어난다. 미국 정가를 한 때 쑥밭으로 초토화 시킨 메카시도 점차 미치광이로 매도됐다. 메카시는 기가 죽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갈등을 잊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알코올은 치료제가 아니다. 그는 1957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그로부터 60여년의 세월이 흘러 여기는 대한민국의 수도 국회의사당. 집권여당의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여당의 원내 대표인 이한구가 책을 한 권 높이 들었다. 책의 이름은 <종북백과사전> 조갑제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이책의 42페이지를 보니 민주통합당 당선자의 35%, 통합진보당 당선자의 62%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자라는 내용이 있다” “국회 전체 당선자의 20%가 전과자이고, 이 비율이 18대 국회보다 2.5배나 증가했다고 돼있다”

이것은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여당의 원내 대표가 한 발언이다. 그럼 빨갱이는 누구인가. 6번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고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야당의 대표인 이해찬이다. 그뿐인가. 아니다. 또 다른 여성총리를 지낸 한명숙의원도 빨갱이다.

또 있다. 야당의 유력한 대권후인 문재인도 들어 있다. 그 밖에 손학규 정동영도 빠지지 않는다. 야당의 지도급 인사는 거의가 빨갱이고 그렇게 보면 한국은 빨갱이의 낙원이다. 여당의 원내 대표가 빨갱이라고 하는데도 가만 내벼려 두니 이 아니 천국인가. 내버려 둔다면 국정원의 직무유기다.

메카시즘과 알코올 중독.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입에 대면 술잔을 놓을 줄을 모른다. 밤을 새고 다음 날도 술을 마신다. 결국 기운이 빠져 술을 마실 수 없을 때가 되면 그냥 쓰러진다. 그리고 며칠을 혼수상태에서 보내다 다시 깨어나면 술을 마신다. 그러다가 죽는다. 의사들의 말이다.

새누리당의 빨갱이 종북타령 중독현상을 보며 알코올 중독자를 떠 올리는 것은 바로 이들의 집착 때문이다. 이번에는 박근혜도 가세했다. 종북세력의 국가관 운운하면서 야당의 지도자를 비판했다. 그러나 이것은 한참 오바가 됐다.

종북 빨갱이의 원조라면 박정희를 빼 놓을 수 없다. 남로당 군사조직책으로 군법회의에서 무기 언도를 받았다면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박근혜 역시 평양을 방문해 만경대를 비롯해 주체사상탑을 방문했다. 그러기에 사람은 말 조심을 해야 한다.

이한구가 메카시가 들고 흔들던 백지 뭉치처럼 들고 나온 것은 조갑제가 쓴 ‘종북백과사전’이다. 그 속에 대한민국 빨갱이가 모두 들어 있는 셈이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빨갱이 소탕은 간단하다.

이한구는 제 정신인가. 상대 정당 의원들을 종북으로 몰아간 이한구 원내대표는 ‘병역면제자’ 출신이다. 군 입대가 계속 연기되면서 듣기도 생소한 ‘장기 대기’라는 이름으로 군대를 안 갔다. 총이나 쏠 줄 아는지 모르겠다. 철저한 국가관과 애국심으로 무장한 이한구가 병역면제라니 거짓말 같다.

그가 빨갱이로 몰아붙인 문재인은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한 특전사 출신이다. 문재인은 북한 피난민 출신이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데 어떻게 군대 밥 한 그릇 안 먹고 총 한 방 안 쏴 본 이한구가 문재인을 빨갱이로 몰아갈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이런 인간이 집권여당의 원내 대표라는 생각에 참담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조갑제가 밝혀 낸 빨갱이들은 모두가 들어 난 인물들이다. 국정원은 뭘 하고 있는가. 차제에 이한구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하는 것만이 이 땅에 빨갱이를 싹쓸이 하는 것이 아닐까. 어디선가 미친 인간들의 박수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한구는 배울 만큼 배우고 세상 경험도 많이 했을 것이다. 대기업에서 일도 했다. 분별력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분별력이라 함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국민의 분열을 부채질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말한다. 도대체 어떻게 머리가 돌아가기에 조갑제 류가 쓴 책을 들고 나와 얼굴도 붉히지 않고 떠든단 말인가. 함께 앉아있던 당 간부들도 한심했을 것이다.

중독은 반드시 마약이나 알코올만 되는 것이 아니다. 외곬으로 집착하면 다른 것은 보이지가 않는다. 결국은 자기 파멸에 이른다. 이한구는 무슨 짓을 해서든 정권은 다시 잡아야 하고 그것이 종북 좌빨로 몰아붙이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것이 바로 중독이 갖는 함정이다.

중독되어 함정에 빠지면 헤어 나오질 못하고 중독된 채 죽는다. 진중권이 한 말이 거짓이 아니다. 이한구가 그래도 괜찮은 인간으로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까 정말 안 되겠다고 했다. 바로 중증 메카시즘 추종 중독자라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무식하고 맹랑한 중독자 말이다.

왜 이렇게 망가지는지 조용히 한 번 생각해 봐라. 지식인의 자부심은 상식을 존중한다는 데 있다. 이거 버리면 지식인이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시정잡배나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이런 허무맹랑한 지식인이 여당의 대표로 앉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이 나라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큰 소리 치는 조중동도 이따위 메카시즘은 비판을 하는 최소한의 양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 바보 못난이라고 고백하는 이한구 식 메카시즘 추종자와 중증 알코올 중독자들은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중독자 수용소에서 치료를 받고 재생의 길을 걷기 바란다.

새누리당의 누군가 이재오에게 ‘정신 줄 놓을 나이가 아직 안 됐다’고 했듯이 메카시즘 중독에 푹 빠져 있는 새누리당 인간들도 아직 정신 줄 놓을 나이는 안 됐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인생을 제대로 살다 가야 할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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