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절반은 국민도 책임을 져야 한다

지방 어느 도시에 선거 구호가 화제였다. ‘또 나왔다. 홍길동!’ 선거라는 이름만 붙으면 무조건 출마를 해서 붙은 영광스러운 별명이다.

내 몸 맘대로 쓰는데 왜 말이 많으냐고 한다면 한마디 하겠다. 선거에 나가면 그때는 내 몸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하지만 이제 선거철이 됐다. 만나는 사람마다 선거 얘기다. 가깝게는 총선, 다음은 대선이다. 별로 걱정 안 한다. 내가 구기운동을 해봐서 아는데 우리 편의 실력이 형편없을 때도 이기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우리보다 더 형편없을 때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틀림없이 압승할 것이라는 이유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때문이다. 어디 가서 입 벌려 표 달라는 말도 못할 지경이 된 이명박 정권이고 한나라당이다. 그래서 박근혜 비상체제가 출발을 하고 천막당사 얘기가 다시 나온다.

야권이 잘 한 거는 없어도 그래도 통합만 되면 압승을 할 것이라고 했는데 곡절은 있었어도 통합을 했으니 이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논리다.

맞는 말이다. 맞긴 맞는데 틀리는 수가 있다. 형편없는 선수를 내 보내면 바보한테도 진다. 밥을 빌어먹어도 밥 담을 변변한 바가지 하나는 제대로 챙겨야 한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표를 넣어 줄 반듯한 바가지(후보)가 있어야 한다. 사기를 당해 표를 잘못 찍기도 했지만 국민이 항상 바보는 아니다. 이제 절대로 안 속는다고 다짐도 했다.

인간의 약점 중에 가장 큰 약점이 자신에 대해 맹목적이라는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동의는 못한다. 출마를 준비한다는 예비생들이 찾아온다. 부탁하러 오는 것이다. 후원회장을 해주면 당선된다는 헛소문을 듣고 후원회장 해 달라는 사람도 있고 후원회장깜을 소개해 달라는 사람도 있다.

출마는 아무나 하는지 몰라도 후원회장이야말로 아무나 해 주나. 우선 저런 인물의 후원회장을 하면 인생에 흠결이 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음은 나라 걱정이다. 저런 인간이 국회에 가면 지금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다. 섭섭하겠지만 거절이다. 다시 부탁한다. 다시 거절하면서 덧붙여서 한마디. 거울 한 번 보라고 한다. 그 친구와는 영이별이다.

며칠 전 금천구청에서 있은 ‘노무현재단 송년잔치’에서 있은 일이다. 영화감독 여균동을 만났다. 출마한단다. 우선 잘했다고 했다. 어디로 나가느냐. 안양시 동안(을)이라고 한다. 아주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 거기 한나라당 심아무개 의원 지역구인데 그곳에 우리 방송작가들 많이 살고 나하고 친하다는 얘기며 사위가 거기 살았다는 얘기며…, 마치 후원회장이라도 된 듯이 신바람이 났다. “맞아. 여균동 꼭 당선돼야 해. 암 돼야 하구 말구. 내가 사람 볼 줄 알거든.”

양정철이라는 사내가 있다. 참여정부 홍보기획비서관 출신이다. 요즘 정치집회 MC로 날린다. 양정철이 출마를 한다고 했다. 어디로 가느냐. 중랑(을)이란다. 아니 거기는 저 유명한(?) 목 단추 잘 푸시는 한나라당 진아무개 의원의 지역구 아닌가. 첫 마디가 “정철아 잘했다” 이유는 묻지 말라. 국민들이 안다.

한나라당의 비상은 확실한 양심적인 근거가 있다. 택시 타고 돌아다니는 여론조사기관인 기사님들께 물어보면 첫 마디가 육두문자다. ‘***들 모조리 떨어트려야 한다.’ 교통사고 날까 두렵다. 이유를 물어보면 구차하다. 한나라당 비상이 걸릴 만하다.

한나라당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만큼은 아니지만 야권도 비슷하다. 분열 때문이다. 민주당의 전당대회 난장판에 배후라고 오해를 받는 박지원의 경우, 요즘 보이지가 않는다. 여론의 비난으로 충격을 받아 혹시 병이나 난 것이 아닌가. 털고 일어나 당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정치도 제자리에…

솔직히 그렇다. 정치가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변수라는 것도 많다지만 역시 인간이 하는 일이다. 정치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다.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진실이다. 상식을 바탕으로 한 진실이다. 상식에는 염치가 따라야 하고 염치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덕목이다.

나이는 상관없지만 한 일도 없이 오로지 지역을 배경으로 한 편파적 감정으로 금배지 몇 번씩 단 염치없는 짓을 이제 하지 말아야 한다. 막말로 그만큼 해 먹었으면 그만둘 줄도 알아야지. 지금 이상득이나 이용희의 모습을 보라. 참 보기 안 좋다. 서울 중구에서는 2대를 걸쳐 의원을 한 정아무개 씨가 3대까지 이어서 의원을 꿈꾸는 모양이다. 훌륭한 재목에게 물려줘야 한다.

호남에서 이번에도 출마가 예정되고 당선도 예상되는 다선의원들. 곰곰이 생각해 보라. 과연 자신이 다시 국회의원이 되어야 할 이유를 어디서 발견했는가. 의정 활동을 제대로 했는가. 국민들이 칭찬을 하던가.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자기 자신을 자기는 안다.

김부겸은 당선이 확실한 지역구를 떠나 대구로 갔다. 더 큰 야망을 위해서라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일들이 정치발전을 가져 오고 정치윤리를 만들어 간다. 국민이 갔으면 하는 사람은 안 간다.

지금 국민은 무엇을 바라는가. 무엇을 간절하게 희구하는가.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유식한 말로 패닉에 빠져 있고 야권의 표정이 밝다. 그러나 야권이 쥐나 개나 모두 당선되겠다고 출마를 한다면 국민이 외면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한나라당이 저 모양이 됐어도 썩어도 준치다. 한나라당 만만히 보다간 큰코다친다.

야권이 압승을 한다 해도 금방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대는 할 수 있지 않는가.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할 때 검찰개혁이 되겠는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만들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은 죽었다 깨어나도 공약으로 못 한다. 야권이 공약으로 내 걸고 다수당이 되고 공약을 이행한다면 그게 바로 좋은 세상,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가 시작된다

마약에 중독되듯이 정치에도 중독된다고 한다. 마약은 가둬놓고 치료하면 가능하지만 정치는 치료가 안 돼서 죽어야만 끝이 난다는 말이 있다. 진짜 고약한 중독이다. 새파랗게 젊은 친구들이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은 딱하지만 이제 나이도 들 만큼 들고 철도 들었는데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딱하다 못해 불쌍하다. 개인의 불행, 가족의 불행, 나라의 불행이다.

나야 나이가 먹어서 괜찮지만 젊은 친구가 그런 말 하면 늙은이 폄훼했다고 펄펄 뛴다. 그러나 정말 나이 먹은 사람들이 정치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 추하다. 호남에 똬리를 튼 다선 의원들도 이제 은퇴의 미덕을 보여줘야 한다. 퇴장하는 뒷모습도 보기 좋은 것이다.

한명숙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당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당에도 기득권 세력이 있어 변화에 대해 저항이 있겠지만 역시 대세는 거역하지 못한다. 순응해야 한다. 대세에 순응은 개혁에 동참하는 것이다.

야당의 공천도 달라지리라고 믿는다. 국민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 이제 알음알음 공천은 없다. 시민경선이다. 왕초한테 매달려 온갖 궂은 일 다 하고 머슴처럼 배운 정치 이제 필요 없다. 내 실력으로 국민보고 정치하면 되는 것이다. 패거리 정치가 사라진다. 두목 정치가 사라진다. 따라서 ‘왕초’만 잘 만난 ‘졸개’면 쥐나 개나 출마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4월에 치러질 총선에서 새로운 모습의 국회의원들이 많이 보일 것이고 그러기를 국민은 바란다. 그게 바로 국민이 바라는 소망이고 희망이다.

2012년 12월19일이면 진정한 희망의 정치가 시작될 것이다. 한나라당이야 이미 박근혜란 요지부동의 후보가 있다. 언제적 박근혜냐. 요지부동의 철옹성인 줄 알았던 박근혜의 지지율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철옹성이 무너졌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안다.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도토리 키재기 식의 야당후보들의 모습도 이제는 새로운 얼굴로 바뀐다. 박근혜의 오래된 얼굴과 야당의 새로운 얼굴이 경쟁할 것이다. 국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내보이며 경륜을 펼쳐 보이며 국민에게 심판을 받을 것이다.

더 이상 오염될 곳이 없을 정도로 부패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다는 국민들의 분노는 FTA 날치기 통과로,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공격한 ‘디도스’의 만행으로 더 이상 변명도 못하게 되었다.

이제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를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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