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민주동우회 "학내구성원 의사 포함된 민주적 총장 선출 해야"
법인이사회, 이사회, 학내구성원 함께 참여하는 '소위원회' 구성 제안

“조선대는 민중의 것이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역사의 것입니다. 올해 9월에도 지난 20여 년간 그래왔듯이 멋진 총장을 만들어 봅시다.”

조선대 민주동우회(회장 신중철. 43)는 3일 오후 12시 조선대 본관 2층 법인이사장실 앞에서 동문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민주총장 선출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설립정신과 1·8항쟁정신을 계승하는 민주적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 결의문 전문 참조)

▲ 신중철 조선대 민주동우회장이 민주총장선출을 위한 결의대회에서 "법인이사회는 지난 20여년간 민주적으로 총장 선출해 온 학내 구성원들을 무력화 하기 위해 총장선출방안 마련을 위한 '소위원회'를 만들어 이사회가 총장선출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광주인

이날 결의대회에서 신중철 조선대 민주동우회장은 “조선대는 전 세계 유일의 민립대학으로 학내 구성원들이 민주적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총장을 선출해왔다”며 “하지만 구 비리재단 추종 인사들이 성스러운 대학에 들어와 총장선출까지 주무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수백억을 횡령한 자의 자녀가, 박사학위를 위조한 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로 민초들의 힘으로 세워진 조선대에 들어와서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며 “이들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88년 이후 조선대 총장선출은 총동창회, 총학생회, 교수평의회, 직원노조로 짜여진 대학자치운영협의회(이하 대자협)에서 선출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해왔다. 오는 9월에 있을 제14대 총장 선발에 대해서도 대자협은 지난해 4월 법인이사회(이사장 강현욱)에 '간접선거 후 직접선거'를 하는 ‘직간선 혼용제’를 공식제안했다. 

‘직간선 혼용제’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접수한 후 1차적으로 후보 자격심사를 하고 교수평의회 70명, 직원노조 30명, 총학생회 10명, 총동창회 10명으로 짜여진 간접선거인단이 예비선거를 진행한다. 두 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쳐 결선 투표를 위한 후보를 선정한다.

후보가 선정되면 교수, 교직원, 학생, 동문으로 짜여진 총선거인단이 직접투표를 하게 된다. 여기에서 1명이 선발되면 법인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를 승인한다.

이 같은 방법에서는 법인이사회는 총장선출에 대해 ‘승인 찬.반’ 의사 표명만 가능하게 된다. 그러자 법인이사회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나선 것.

법인이사회는 총장선출방안 마련을 위한 소위원회를 만들었고 학내 구성원(대자협) 4명, 이사회 3명으로 짜여져 있다. 이사회는 대자협에 4명의 대표단을 선발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대자협은 이를 거부했다. 
 

▲ 민주적인 총장선출을 원하는 조선대 구성원들이 3일 오후 12시 조선대 본관 2층 법인이사장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광주인

대자협이 거부한 이유는 "총장선출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인 대자협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이사회 쪽 인사 중 구 재단 추종이사인 정아무개씨가 포함돼 있어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민주동우회장은 “직간선 혼용제는 교수평의회의 설문조사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을 받은 방법으로 법대교수들에게 법적 자문까지 마치고, 학내구성원들이 합의한 방안”이라며 “법인 이사회는 이를 무시하고 법적인 권한을 운운하며 소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소위원회는 이사들에 의해서 총장을 선임하는 방법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의지를 반영할 수 없다”며 부동의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대자협은 이사회가 법적 권한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총장을 뽑을 것을 우려해 이를 수용한 상태이다. 소위원회는 오는 7일 오전 11시 첫 회의를 갖는다.

신 회장은 “호남을 대표하는 대학의 총장, 2만5천 학생들의 교육권을 책임지는 총장, 수많은 교직원을 이끌어가는 총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중요한 역할을 띤 총장인 만큼 20여년간 학내구성원이 투표를 해 선출했고 평가와 반성도 해왔는데 이제 와서 이사들이 일방적으로 총장을 선출한다는 것을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어떤 총장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신 회장은 “특정 인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대의 설립정신, 민주화 과정을 이해하고 비리세력과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누구라도 총장의 자격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후보를 지지할 것이고 무엇보다 대자협의 선출 안을 통해 학내 구성원의 합의를 거친 총장을 뽑을 것이다”며 민주적 총장선출 사수를 위해 노력할 것을 밝혔다.  

신 회장은 1987년 조선대 경상대학에 입학한 후 사회과학연구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대학 4년 재학동안 학원민주화 및 통일운동 등에 앞장서 왔다. 또 대학 졸업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 2004년부터 2년 동안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장을 맡아 노동운동 최일선에서 일해왔다. 이후 2010년부터 조선대민주동우회장을 맡아 일해오고 있다. 
 

결의문 [전문]

조선대학교 구성원의 힘으로 민주적 총장선출 만들어내자!

우리대학은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민립대학이다. 쓰디쓴 일제강점하를 맛본 우리내 조상들은 민족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 그 무엇보다 배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7만 2천여명의 설립동지회가 콩 한말 쌀 한 되를 모아 만든 대학이 현재의 조선대학이다.

이처럼 어렵게 이룬 민립대학을 사유화하려했던 구비리집단 박철웅을 113일간의 투쟁으로 막아내고 민주대학으로 발돋움했던 대학도 조선대학이다. 허나 현 이명박정권의 취임으로 민주사학을 음해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사학비리 집단이 협착하여 정이사진으로 들어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사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우리대학의 총장에 있어서까지 자신들의 권한과 직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2011년 11월 9일, 현 총장임기의 마지막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총장 선거에 직면한 것이다. 조선대학은 그 동안 지켜왔던 민주총장을 이번에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이 합의한 대자협 ‘직간선혼용제’로 총장선출이 진행되어야 한다. 대학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존경할 수 있는 총장이 선출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조선대학의 밝은 미래를 희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시 20년 전 학원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113일간의 농성을 반복하고 싶은가! 민주총장선출만이 다시금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올해 조선대학교 총장선거는 꼭 민주적 총장을 선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적 총장 선출 대자협안을 위해 조선대학교 모든 구성원은 함께 싸워내야 한다.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민립대학을 지키기 위해! 민주조선대학교를 지키기 위해 교수, 학생, 동문은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투쟁할 것이다.

박철웅 추종세력 철저한 배제 속에 민주총장 선출방안 이뤄내자!
설립정신 구현하는 총장선출하자!
1.8항쟁정신계승하는 총장선출하자!
미래지향적 가치 충족하는 총장선출하자!
2011년 3월 3일

조선대학교 민주총장 선출을 바라는 구성원 일동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