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SM 풍암 입점 반대 농성장에 와서
                                              조현옥 시인

농성장 바닥이 차가운 맨 바닥이라고
이불을 갖고 오신 이불 장사 아저씨
추운데 떨고 있다고 잉어 빵을
구워 오신 잉어빵 장수 아주머니
자기가 좋아하는 쥐포를 슬그머니
내밀며 수줍어하던 어린 초등학생
우리가 말하는 해방은
이렇게 사람들의 따스한
가슴을 타고 온다는 것
그래야만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말 할 수 있겠지
우리는 주먹을 불끈 쥐는 투쟁 이전에
핏대를 올리는 구호 이전에
이런 것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사람이 안다는 것 보다
실천이 먼저 라는 말
사람이 내면을 향할 때
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삼성은 이제 골목골목의 푼돈 까지
욕심을 낸다
이것은 정치가 그것을 허용한 바
서민들의 목조르기가
그들의 골프가 되었다
돈 없고 빽 없고 줄 없어
대학 문전에도 못 가본 서민들이
살려고 살아 볼려고 아둥바둥인데
장사만 잘되면 하루 종일 굶어도
배고프지 않다고 말하던 사람들인데
재미로 남의 돈 뺏는 놈들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 보다 가벼히
그것은 자본주의 두 얼굴 
저들의 구린내 나는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하여
우리의 노동은 얼마나 또
가벼이 시대를 스쳐지나 왔는가
전태일이 아니어도 무수히 많은 전태일이 있고
전쟁이 아니어도 무수히 많은 전쟁이 있다는 것
그것은 영혼의 빈자리 같이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는
아무도 모르게 이제는 나도
노동일기가 아니라 노예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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