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외국어고등학교는 또 다른 학벌의 통로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즉각 중단하라.
외국어고등학교가 또 다른 학벌의 통로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온 국민이 학벌로 인해 고통 받고 있지만, 현 광주광역시교육감 안순일은 외국어고등학교 설립 문제를 급히 매듭지으려 한다. 바로 오늘, ‘대광여고(홍복학원)의 외고전환을 위한 운영위’를 위해 공권력까지 투입하면서까지 비공개로 진행하는 걸보면 그를 의심 안할 수 없다.
외고설립을 해야 하는 교육청의 명분은 수월성·전문성 교육을 강화해 학생·학부모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지역인재의 외지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지방인재를 발굴하려면, 지방교육지원을 늘리면 될 일이다. 왜 몇몇 학교를 선정해 지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또 다른 일류학교를 만들려 하나?
국가 차원에서 학교서열이 존재하는 것은 이미 학벌사회의 폐해와 입시경쟁, 사교육비 부담을 낳았다. 지방에 일류학교를 만드는 것은 기존 학교서열체제의 문제를 지방 차원에서 똑같이 되풀이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국가가 몇몇 학교에만 지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지방 일류학교를 만들면, 그 학교에 가지 못한 지방 청소년들은 그 지역 내에서 소외감, 열등감에 시달릴 것이다. 자기 자식을 그렇게 만들지 않기 위해 모든 학부모들은 지역 일류학교를 선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입시경쟁으로 이어져 사교육을 팽창시키게 된다.
외국어고등학교에 쏟아지는 지역사회의 압력은 결국 입시성적극대화일 수밖에 없다. 외국어고등학교는 지역사회를 황폐화하는 일류학교이자, 국가가 주도하는 입시중심학교로 특화될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입시경쟁 문화를 강화해 학벌사회 심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온갖 미명 하에 평준화교육을 해체, 서열화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학교서열화는 반드시 입시경쟁, 사교육비, 학벌사회로 이어진다. 교육이 국민에게 고통일 뿐인 나라가 될 것이다.
지금의 서열화, 경쟁강화 기조를 전면 중지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안순일 현 교육감은 맹목적인 정책이 한국 교육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이 진정으로 국가교육을 염려한다면 지금의 기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10년 9월 24일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