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 사찰하던 경찰과 당직자 마찰..."경찰이 당직자 멱살잡고 폭력"

경찰이 다시 민주노동당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오병윤 당 사무총장 등이 이명박 정권의 '정당서버침탈 규탄. 야당탄압 분쇄'를 위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 당사 앞에 25일 오후 4시경부터 경찰 병력 100여명이 배치됐다. 경찰 병력은 현재 당사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 앞에서 대기 중이다.

▲ 25일 오후 서울 문래동 민주노동당 당사 주변을 경찰들이 둘러싼 가운데 당사를 출입하는 사람들을 경찰이 캠코더로 채증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25일 오후 서울 문래동 민주노동당 당사 주변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다.ⓒ 민중의소리

▲ 25일 오후 서울 문래동 민주노동당 당사 뒷편 주차장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날 상황은 경찰의 '도발'로 시작됐다. 민주노동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당사 주변에서 사복경찰관으로 추정되는 마스크를 착용한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성 2명이 민주노동당을 사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은 경찰이었다. 이들은 당사 앞 주차장 안까지 들어왔었고 이를 목격한 한 당직자가 '누구냐, 왜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당직자의 항의에 이 경찰은 반말과 욕설을 했고 결국 서로 멱살을 잡는 등 실랑이로 번졌다. 맨처음 신원을 밝히지 않던 두 사람은 당직자들의 거센 항의 뒤에 뒤늦게서야 '경찰이다'고 말했다.

▲ 25일 오후 서울 문래동 민주노동당 당사 주변을 사복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다.ⓒ 민중의소리

▲ 25일 오후 서울 문래동 민주노동당 당사 주변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 과정에서 경찰은 당직자에게 심한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한 당직자는 "경찰이 당직자의 멱살을 잡고 세게 흔들어 심한 허리통증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경찰은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이날 상황에 대해 경찰은 "민주노동당 당직자 8~9명이 경찰 2명을 당사 안으로 끌고 들어가 멱살을 잡고 때렸다"는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당사 밖에 대기중이던 경찰 관계자는 "당과 마찰이 있어서 대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 안으로) 들어갈지, 안 들어갈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변을 피했다. 또 자세한 사건의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민주노동당에 물어보라"고 일축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지난 2월 6일 이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는 검경 공안당국이 배치한 사복체포조로 인해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포위된 상황이었다"며 "검경 공안당국의 그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 대한 집요한 침탈 기도가 오늘의 상황을 필연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또 "검경 공안당국은 오늘 일어난 사복체포조의 중앙당사 난입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며 "폭행경찰의 신원을 즉각 밝혀내고 공개하고 응당한 처벌을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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