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워치] 한반도 긴장 고조, 자주권 시비 불러올 것   뉴스검색제공제외

한미 양국의 `키리졸브' 합동군사연습(3.8∼18)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한 관계국들의 노력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군이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기 위한 전담부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공개하는 등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훈련이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점을 앞세워 북한의 반발에 대응해왔으나 미군의 북한 WMD 제거 전담부대 운용 공개는 북한을 크게 자극할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11일 유사시 북한의 WMD를 제거하기 위한 전담부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실시 중인 한.미 키리졸브(Key Resolve) 연습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용산 한미연합사령부에서 북한의 WMD와 관련, "한미 양국의 공동책임이라고 생각하며 WMD의 위치 파악과 확보, 제거와 관련해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며 대응해갈 것이고 이 같은 작전상 전문성을 가진 제거부대를 미측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대는 이번 키리졸브 연습에도 참가하고 있으며 실제 전쟁이 일어나도 참가할 것"이라며 "전작권 변환 이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연합뉴스 11일).

미군이 북한의 WMD 제거 작전 부대를 운용하면서 키리졸브 연습에도 참가시키는 등 그 실체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샤프 사령관은 작년 10월 한 국제회의에서 "북한의 WMD를 제거하는 작전과 해병대의 강습상륙 작전은 미군이 주도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이 이번 훈련에 대해 연일 비난 공세를 퍼붓는 것에 대해 국내 언론은 “북한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미군의 공세적 대북 군사훈련 내용에 비춰볼 때 ‘긴장 분위기 조성을 누가 하느냐’에 대한 언론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미군의 북한의 WMD 제거 작전이 자칫 한반도 전면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보도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키리졸브 및 독수리훈련(Foal Eagle) 대한 북한의 비난과 관련, "방어 위주의 연습으로 세계 어느 군과 마찬가지로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현대전은 방어와 공격의 개념이 혼재된 특성을 지니고 있어 훈련 상대국에 대해 너는 입 다물고 있어라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미군의 WMD제거 전담부대 운용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을 연상시켜 미군의 작전 대상국의 큰 반발과 저항을 유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에 WMD가 존재한다면서 이라크를 침공했으나 결국 WMD를 발견치 못했고 이를 공식 시인, 국제 사회를 놀라게 했다. 미국이 침략의 구실로 삼은 것이 허위 정보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지만 그것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이 완료된 이후였다.

미국이 이번에는 북한의 WMD 제거를 거론하는 것은 이라크 침공의 범죄성에 대한 국제적 비난의 열기가 가시기 전에 나온 것으로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은 북한 WMD 제거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라크의 사례에 비춰 미국의 대외 정보 오판이나 타국의 자주권에 대한 침탈 가능성이 존재하기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보유한 북한의 WMD 제거부대는 주한미군 소속이 아닌 미 본토에서 전개되는 부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시작전권이 이양된 뒤에도 본토 미군의 지휘 하에 움직이는 것을 의미해, 군사 주권문제 시비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작전권 이양은 2012년 이뤄질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대북 공격 부대가 미국 본토에서 상주하면서 작전을 전개할 경우 한반도가 미국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전면전 발생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