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워치] 청소년이 배워서는 안될 정치는 이제 그만 뉴스검색 제공 제외

연말 정국의 혼탁함 때문일까? 새해가 며칠 지났지만 새해 기분이 전혀 나지를 않는다. 정치가 정치(正治)가 되면 정치를 잊고 산다고 했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정치를 잊지 못하고, 큰 관심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정치가 최대의 관심사다. 4대강 사업, 세종시, 언론악법, 노동법, 남북문제, 아프칸 파병 등등...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집권층은 관심을 동아줄처럼 옭아매는 정치를 한다.

정치의 중심인 청와대에서 끊임없이 정치적 관심사를 양산한다. 청와대가 정치(正治)를 한다면 모두가 정치를 잊고 살터인데.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어린이의 눈에도 뻔한데 낫 놓고 낫이 아니라고 한다.
어제 했던 말, 오늘이 다르고, 또 내일이 다르다. 그들의 정치에 진정성이 없다. 탈세, 위장전입, 논문 표절, 공무원법 위반 등이 들어나도 국무총리, 장관이 되는데 지장이 없다.

자라나는 청소년이 절대 배워서는 안 될 그런 정치가 일상적으로 반복된다. 부자와 수구신문에게 방송사를 퍼주기 하면서 미디어 산업의 선진화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사회적 약자 언론, 인권운동단체 언론, 지역 언론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데, 그 반대로 가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낙하산 사장들이 낙하산 검투사가 되어 민주주의적 인사 관행에 칼질을 하고 있다. 도처에서 해고, 부당인사가 자행된다.

눈앞의 정치는 正治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정치의 감옥에 갇히게 만든다.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며칠이 지났지만 한 해를 준비할 마음가짐을 하기 어렵다. 칼날이 부딪히는 갈등만이 난무하는 정치가 눈앞을 흐리게 한다. 차가운 겨울 안개 속의 정치가 시야를 어지럽게 한다.

연말연시의 국회는 참혹한 비극의 현장이었다. 국회는 31일 자정을 넘기고 새해 첫 달 초하루 새벽까지 2010년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처리 문제를 놓고 正治와는 거리가 너무 먼 거친 모습을 연출했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말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의사봉을 몽둥이처럼 휘둘렀다. 후세에 남겨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의회정치의 전례 한 가지를 더 추가한 것이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협치(governance)가 실종된 의사진행이 강행되는 동안 본회의장 옆 로텐더홀에서 한 달여간 언론악법 재논의를 촉구하며 국회 농성을 벌였던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민주당 의원이 국회 농성을 정리하고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의원들은 성명에서 ““민주주의의 근간부터 흔드는 그들과는 타협 없는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안하무인 이명박 정권에 맞서 국민과 함께, 언론자유 수호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 반드시 이기는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다짐에서 正治가 실종된 우리 정치권의 현실이 압축되어 있다.

새해 연휴가 끝나면 정국은 여야가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예산안과 노동관계법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일 것이 확실하다. 한나라당은 두 안건 모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정상 처리되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과정에도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야는 이와 함께 세종시, 아프간 파병 등의 뜨거운 이슈를 놓고 격돌할 것이 뻔하다.

언론악법의 경우 법제처가 국회의 날치기 불법 통과를 지적한 헌재의 결정을 이유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검토를 늦추고 있고, 야당이 지난 18일 헌재에 부작위 소송을 내면서 이에 대한 공방이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종합편성채널 업자 선정, 그 특혜 지원 의혹 및 미디어렙 개편 논의, KBS 낙하산 사장의 횡포, MBC 방문진의 현 경영진 흔들기 등도 뜨거운 감자다. 정치와 정치가 근본원인인 문제들이 최대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正治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연말연시 기분을 잡치게 만드는 정치가 아무리 고약하다 해도, 새해는 새해다.
경인년 호랑이 해다. 60년 만에 온다는 백 호랑이 해다. 백 호랑이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온 귀한 존재다. 오늘날에는 그 유전학적인 특성이 규명되어 널리 그 실체가 알려졌지만 조상들에게 백 호랑이는 전설 속의 영물이었다. 백 호랑이해를 맞아 正治가 뿌리내리는 풍토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는 새로운 기분으로 맞는 것이 제격이다. 묵은 것들은 훨훨 털어버리고 새로운 해의 출발을 기쁜 마음으로 맞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오고 가는 세월이 새롭고 묵은 것은 없다.

그러나 인간의 유한한 삶은 경계를 긋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작업 또한 생략할 수 없다. 새 희망을 새 해에 걸어본다. 새해 모든 이들이 건강하게 원하는 일 다 이루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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