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대부분 사설서 6월 지방선거 강조…언론 책임론도 부각 뉴스검색 제공제외

신문사들이 2010년 새해 첫 신문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한 새해 화두는 무엇일까. 각 신문마다 현 이명박 정권에 대한 판단, 올해 주력해야 할 과제에선 엇갈린 부분이 있었지만, 상당수 신문들은 올해 최대 화두를 6월 지방선거로 꼽았다.

경향신문은 사설<민주주의 위한 대전환의 해로>에서 “소통의 공간은 무한정 펼쳐져 있지만 흐름은 멈춰 있다. 수없이 많은 언어가 쉴 새 없이 교환되지만, 통하지는 않는다. 소통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현 정권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경향은 “촛불시위는 끝났으나 ‘소통 없는 사회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1년 내내 한국인의 가슴을 짓눌렀던 용산참사가 그 상징적 단면”이라며 “부자 감세, 미디어법,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방송 장악, 인권 경시, 노조 탄압, 무한경쟁 교육, 남북관계 경색, 시민단체 줄세우기 등 그들만의 국정 의제를 하나하나 밀어붙였다”고 논평했다.

경향은 “시민의 동의를 구하거나 여론을 수렴하려는 진지한 노력도 없었다. 한 번의 선거로 위임된 권력은 무소불위였다”며 “그런 의미에서 6월의 지방선거는 중요하다. 민주주의 진전을 위한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방선거를 강조했다.

한겨레도 현 정권의 문제를 지적하며 6월 선거를 ‘시험대’라고 언급했다. 한겨레는 사설<사람 사는 세상, 역사 앞에서 다시 그 길을 묻다>에서 “지금 구시대의 망령이 모두 부활한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전직 대통령의 자진과 용산참사는 상징적 희생제의였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김수영 시인이 말했듯이,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 법이고, 민권의 발전엔 어김없이 피와 눈물과 땀이 따른다. 시민의 각성된 의식과 적극적인 참여만이, 민권의 전진과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며 “파편화된 진보·민주세력의 전면적인 반성과 연대 또한 절실하다. 올해 지방자치제 선거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도 지방선거를 ‘시험대’라고 비유하며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설<새로운 10년, G10으로 웅비하자>에서다.

“오는 6월2일 지방선거는 우리의 잠재력을 가다듬는 시험대이다. 지역의 일꾼을 뽑아 실질적으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정파적 이익에 매몰된 낡은 정치가 발붙이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유권자만이 할 수 있다. 선거를 혐오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민을 두려워하도록 정치개혁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반면, 지방선거가 화두이지만 여야․ 계층간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일보는 사설<국력 신장과 국격 향상의 전제>에서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성격을 갖는다.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는다”며 “이래저래 여야 간에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면서 지역 및 계층 간 반목, 이념 대결이 우리 사회를 한바탕 요동치게 할 소지가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언론의 ‘책임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일보 사설<힘을 기르고 품격을 높이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의 고비를 맞는 해에 지자체선거까지 예정돼 있다. 당연히 각종 이념은 물론 각 계층과 지역의 모든 욕구가 총출동ㆍ총등장ㆍ총동원되는 해”라며 언론의 역할을 언급했다.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판단과 여론 수렴을 통해 공론을 형성해가는 과정에는 무엇보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언론은 스스로 갈등을 유발ㆍ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으며, 진영논리의 앞장에 선 언론의 보도와 논평행위는 여론을 왜곡ㆍ조작하는 부정적 기능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도 지방선거를 올해 화두로 꼽고 창간 90주년을 맞은 ‘결의’를 내보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동아는 사설<100년을 돌아보고 100년을 함께 꿈꾸자>에서 “올해로 창간 90주년을 맞는 동아일보는 일제강점기 숱한 정간과 기사 삭제를 당하면서도 민족의 목소리를 대변하다 1940년 끝내 폐간을 당했다”고 논평했다.

동아는 “1945년 12월 1일 복간한 뒤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기 위해 반(反)민주 권위주의 정권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든 좌파 정권을 향해 시시비비로 맞섰다”며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국리민복을 위한 정론(正論)을 펼 것이며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창간 90주년을 맞는 조선일보도 사설<지나간 100년 다가올 100년>에서 “조선일보도 망국 국민의 비탄 속에서 태어나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민과 더불어 신음하고, 민주 혁명의 함성에 국민과 하나 된 기억을 나이테에 새기며 2010년 창간 90년을 맞았다”며 “다가오는 2020년 '세계의 선두에 선 대한민국'의 감격을 국민 곁에서 함께 누리며 조선일보가 창간 100년을 자축(自祝)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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