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년 기고] 도시와 농촌은 한 뿌리다

도시와 농촌은 하나다. 도시와 농촌은 본시 한 뿌리다. 광주와 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은 도시와 인근 농촌지역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다 같은 농촌이었다.

자녀들 교육을 위해 또는 직장을 따라 도시권으로 진입한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광주는 발전을 거듭하고 반대로 인구를 빼앗긴 인근 농촌지역은 점차 낙후되었던 것이다.

농업이 호황을 겪던 수 십 년 전에는 그래도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별로 없었는데 점차 고도 산업화 국가로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농촌은 쇠퇴하고 도시는 발달하여 지금은 그 사이가 많이 벌어져 있다. 그러면서 도시화된 광주에서 사는 사람들은 차츰 농촌사정을 잊어가게 되었다

아무리 도시가 발달했다 하더라도 인근 농촌지역이 어려워지면 도시 역시 쇠퇴하고 만다. 농촌은 뿌리이고 도시는 꽃이기 때문이다. 뿌리가 마르면 자연히 꽃도 시들기 마련 아닌가!

지금 우리 농민들이 겪는 고통은 아주 크다. 주 소득원인 쌀값이 폭락하여 판매처를 못 찾은 농민들은 여기저기에 나락을 길거리에 쌓아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료값, 면세유 등 농자재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생산비는 폭등했는데도 쌀값은 80KG기준 3-4만원이나 폭락하여 농민들이 겪는 상대적 박탈감은 보통이 아니다. 더구나 MB정권 이후 대북교류 단절로 인한 대북 쌀 지원 중단은 국내 재고미의 과잉을 불러 일으켜 설상가상으로 쌀값폭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폭락과 공급과잉으로 인한 쌀 수급 불균형의 장기화가 계속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농가소득의 현저한 감소를 불러오고 결국은 농촌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코 농민들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농촌경제가 파탄나면 결국은 도시경제 역시 심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 아닌가!
광주시민들의 대다수는 인근의 농촌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이이다. 인근의 농촌경제가 몰락하면 광주 역시 자양분의 원천을 잃어 경제가 시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광주시민들은 농촌 지역의 사정에 관심을 갖고 농민들의 어려움과 애환을 이해해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서로 돕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좋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튼튼한 뿌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농촌문제가 결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곧이어 자신들에게 닥쳐올 난제임을 광주시민들은 얼른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려운 농민들의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남의 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 형제, 내 부모, 내 가족의 일로 생각하고 함께 해결해야할 공동의 문제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 1년 동안 피땀 흘려 생산한 쌀을 자신들이 가격결정도 못하고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헐값으로 팔아야 하는 농민들의 피눈물 나는 심정을 도시민들이 알아야 한다.

쌀 문제는 현재 우리 농민들이 당면한 가장 중심과제이다. 이 어려운 쌀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있도록 이웃사촌인 광주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얘들이 수시로 사먹는 아이스크림도 보통 1,000원이 넘어가는데 우리가 먹는 밥 한 그릇은 200원 꼴이니 도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도우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도울 길은 있지 않겠는가!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 않겠는가! 광주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협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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