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남.북, 북.미 Win-Win하는 날' 이 다가오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지구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이로 64년을 지내오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악의 중심축’이라며 손봐줄 기회만 엿보고, 북한은 미국을 ‘철천지 원쑤’로 여기며 모든 국가시스템을 “미국과 흥망성쇠를 건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직책이 ‘국방위원장’이며 주민들이 그를 ‘장군’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 시자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 2004년 6월21일자 표지인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싣고  '이 사람이 왜 웃고 있을까'(Why Is This Man Smiling?)라는 표지제목을 달았다. ⓒ타임

북의 對美전략은 ‘不戰屈人 戰略’(부전굴인 전략)이다. 손자병법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승리다”는 명제는 동서고금을 떠나 모든 지략가들이 도달하고 싶어하는 ‘꿈의 전략’이다. 약소국을 상대로 강대국이 싸우지 않고 이긴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초강대국을 상대로 약소국이 부전굴인 전략을 실현한 예는 근현대사에서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왜냐하면 군사전략이란 기본적으로 ‘강자가 약자를 이긴다’는 힘의 법칙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트남이 미국을, 아프칸이 소련을 이겼듯이 예외의 법칙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는 10년 동안이나 총을 들고 싸운 결과다.

하지만 북은 ‘싸우지 않고 이기겠다’는 어쩌면 잠꼬대 같은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로마제국 이래 가장 강대국인 미국은 북한보다 인구가 10배 많고, 영토는 80배 크며, 군사력과 경제력은 비교하기 조차 힘든 상대다.

드러난 국력으로만 비교한다면 초등학생과 대학생이 팔씨름을 하는 격이다. 그런데도 북은 “50년 전에 우리가 초등학생이고 미국이 대학생이었다면 지금은 우리가 대학원생이고 미국은 대학생이다”고 우기면서 땀을 쏟고 있으며, 쉽게 생각했던 미국도 진땀을 흘리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2012년 시간표까지 정해 놓고 북이 얻으려 하는 것은 미국과 평화협정·수교를 맺어 적대관계를 정리하고 친구가 되는 것이며, 동북아 냉전을 해체하여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美 주간지 ‘타임’은 김정일 위원장을 표지 인물로 삼아 “그는 왜 웃고 있을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타임은 북한의 핵전략을 ‘the great game’이라 비유하면서 주변국 정상들이 김정일 위원장과 손을 잡으려는 그림 한 컷으로 빅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04년 6월 21일자 아시아판 ' 커버스토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관련기사와 그림. <타임>은 '김정일의 탁월한 게임'(Kim's Great Game)이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북한의 독재자인 김정일의 입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해 보인다"며 그 이유로 "한국전쟁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된 한반도의 현상유지(statusquo)가 급속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타임  

일본 방위연구소 연구실장이며 한반도 전문가로 30년 경력을 가진 ‘다케사다 히데시’(60)는 ‘두려운 전략가 김정일’이라는 저서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탁월한 전략가다. 특히 심리전의 프로며, 미국과 군사·외교무대에서 심리전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하였다.

히데시의 주장처럼 그는 중국을 당기면 미국이 움직이고, 러시아를 당기면 일본이 움직이게 되는 동북아의 전통적 역학관계를 능숙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내년 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러다가 부전굴인 전략이 현실로 되어 북한과 미국이 싸우지 않고 서로 Win-Win하는 날이 다가올 지도 모른다. 오바마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그 날은 겨울이 봄으로 되듯 큰 변화를 불러 올 것이다. 우리도 변화에 대비해야지 않겠는가? 망설일 이유도 시간도 없다.

남북이 Win-Win하는 길, 통일의 봄을 맞이하는 길은 오바마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기 전에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여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길이다. 역사는 남과 북 지도자의 大 결단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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