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인권의시대다.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인권이 얼마만큼 보장되는지가 그 사회의 인권상황의척도가된다. 뿐만아니라 한 국가의 이미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준국제기구다. 1993년 유엔이 채택한 파리원칙에 따라 설립된 인권전담국가기관이다. 또한 인권위는 독립기구다.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못한다면 이미 생명을 상실한것이나 다름없다.

국가인권기구의생명은 독립성이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보장되지않는다면 인권기구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권위가 출범한지 8년, 그동안 우리사회의 인권이슈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시대적 책무가 크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부대끼고 살아가는 현장에 인권위가 있다.

이처럼 한국국가 인권위원회는 국제사회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리고 본받아야할 모델로 회자되어왔다. 긍정적 시선은 한국이라는 브랜드와 이미지에 따른 호의적인 평가다. 그동안 우리는 한국전쟁과 빈곤국가 라는 부정적 평가에서 급속한 경제성장 민주화 남북화해 1988년 올림픽 그리고 2002년 월드컵등 유엔인권이사회에 이사국에재선될뿐아니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다.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그리고 시민사회의 성장이라는 세 축에 기반을 둔 인권의 발전이라는 ‘세마리 토끼론’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전 모델이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는 세계120여개 국가인권기구의 대표모임인 국가인권조정위원회의 부의장직을 맡고있으며 2010년은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있는 모범적인 국제인권기구의 위상을 가지고있다. 뿐만아니라 국내적으로는 사회의 중요한 인권현안에 대한 권고들과 함께 크고작은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조치를 수행해온것이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모범적으로 평가하는 모델을 스스로 부정하고 파괴하는 기괴한 현상이 나타나고있다. 바로 행정안전부가 국가인권인원회의 조직과 인원을 21.2%축소하며 지역사무소를 한시적 존치하고 실제로는 1년후에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우려스럽고 개탄스럽다.

이명박정부의 입장에서는 촛불집회 권고를 비롯한 다양한권고들이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대중정부나 노무현정부때도 일상적으로 있어 왔던 인권위의 고유한 업무다. 처음부터 인권위는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한다는 유엔의 파리원칙에 입각하여만들어진 ‘무소속 독립기구’이다.

따라서 인권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할뿐 정부의정책을옹호하거나 홍보하는 기관이 아니며 인권위가 정권의 나팔수가 된다면 존립의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촛불시위와 인권위독립성 훼손 논란등 여러정치적 쟁점이 부각되면서 국제사회가 한국을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고있다. 아니 과거군사독재의 인권침해를 기억한다. 개발독재시대로 역주행을 하고있다.

데이빗 핀처감독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그대로다. 80세의 외형을 가진 기형아갓난아기가 태어난다. 현정권의 미숙아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촛불을 들었던 지혜로운 국민은 다시 젊어지고 있다.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외치면서 파릇파릇 새싹을 키우고 있다.

국가인권위 조직축소는 한국이 그동안 국제인권 분야에서 공들여 쌓아올린 성과를 일거에 허무는 것이다. 이처럼 반인권적이며 반역사적인 작태를 도무지 묵과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정당성도 없고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행태를 시도하는 정부와 여당의 작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인권탄압이다. 역사적 범죄다.

현대사의 뼈아픈 상처가 있는 인권도시인 광주는, 범종교인과 성직자들은 선한세력과 연대를 통해서 투쟁할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며 건강한 실용정부라면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한 인권의 꽃이 활짝피어할것이다.

어둠이 짙을 수록 새벽은 가까운 것이다. 지금까지 어둠이 빛을 이겨본적이 없다는 진리를 생각하면서 이땅에 작은 목소리로 세상을 깨우기위해 한알의 밀알이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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