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학살'의 토대 '시오니즘'을 파헤친다

가자 사태가 휴전으로 접어들어 언론의 관심이 줄어든 최근 이스라엘은 군사 점령지인 서안(웨스트뱅크)의 여러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납치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스라엘 점령촌 확장을 위해 베들레헴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소유의 땅 170만㎡를 몰수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사상누각' 시오니즘의 역사

이스라엘의 이러한 만행은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자신들의 천부적인 권리를 주장하면서 토착 팔레스타인인들을 축출하겠다는 시오니즘(Zionism)에 토대를 두고 있다.

시오니즘은 팔레스타인 땅이라는 공간과 역사라는 시간을 유대 인종(Jews)이 전유한다는 인종차별론에 불과하다. 유엔은 1975년 3월 22일 유엔 총회 결의 3379호에서 시오니즘을 인종차별주의로 규정했지만, 1991년 12월 16일 4686호 통해 3379호를 무효화했다. 국제 사회에서 시오니즘에 대한 첨예한 논란이 진행되어 왔음을 방증하는 사건이었다.

시오니즘은 현대 이스라엘 국민(Israelis)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성서상의 고대 이스라엘인들(Israelites)의 독점적인 후손이라는 것을 전제로 창출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오니스트들은 항상 자신들이 고대 이스라엘인들(Israelites)의 독점적인 후손인 셈족이며, 팔레스타인 땅에 대해 신이 부여한 천부적이며 역사적인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아랍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이 가지고 있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권리, 즉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토착 팔레스타인인들의 역사적 권리는 박탈되었다.

시오니스트들의 그러한 주장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국제적인 승인을 받는다.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의 민족 고향 건설을 허락하는 '밸푸어 선언'(1917),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국 위임통치를 결정하면서, 영국에게 밸푸어 선언을 실행시킬 것을 요구한 '산레모 협정'(1920),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 국가와 아랍 국가 영역으로 분할하면서, 일방적으로 유대 국가에 유리하게 할당한 '유엔 분할 결의 181호'(1947),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 창설(1948) 등이 그것들이다.

이스라엘 국가 창설 이후 1950년 제정된 이스라엘의 '귀환법(Law of Return)'은 약 2000년 동안 추방됐었다고 주장하는 전 세계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에 있는 조상의 땅으로 귀환할 권리를 부여한다.

이후 귀환법은 여러 차례 수정되면서 다른 국가의 시민으로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주해 이스라엘 국적을 취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결국 귀환법은 유대 이주민들에게 토착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의 고향땅과 유산, 역사를 전유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면서 토착 아랍인들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를 합법화시켰다.

1998년 이스라엘 건국 50주년을 기념하면서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2000년 동안의 추방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아브라함과 사라의 후손들'이 드디어,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2004년 조시 W. 부시 대통령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국은 '유대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강력하게 헌신한다"라고 밝혔다. 클린턴이나 부시 모두 시오니즘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유대 민족과 종교에 관한 다양한 해석

이러한 국제 사회의 행위들은 현대 유대인들(Contemporary Jews)이 셈족, 즉 성서상 고대 이스라엘인들(Israelites)의 후손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언어학, 인구학, 민속학 등의 통계들은 수 천 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관통해 유대 민족의 연속성이 유지되었다는 주장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땅이 현대 유대인들의 고향이라는 견해도 부정하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현대 이스라엘의 히브리어는 이디시(Yiddish)어의 파생어이며, 성서 히브리어의 어휘만 일부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디시어는 독일어가 혼합되기는 했지만, 문장과 음운체계에서 슬라브어족(Slavic family)에 속하는 것으로 정의되어야하며, 결국 현대 이스라엘의 히브리어는 슬라브어의 파생어인 셈이다"라고 주장한다.

언어학적 측면에서 현대 이스라엘의 히브리어가 아랍어와 같은 계통, 즉 셈어족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보도에 따르면, 헤브류대학의 유전학 연구 결과는 유대인들의 혈통이 아랍인들보다는 쿠르드, 투르크, 아르메니아인들과 더 가깝다. 또 다른 유전학 연구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 아쉬케나지 유대인들의 50% 이상은 중앙아시아 혈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미디어 기사를 장식하는 내용들은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이 혈통적으로 형제라는 것이다.

이처럼 유대인들의 혈통에 대한 견해들이 충돌하고 있고 복잡다단하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현대 유대인의 혈통은 다양하며 일부 유대인들의 혈통은 투르크인에 가깝고, 또 다른 일부의 혈통은 아랍인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다양한 주장들은 유대인이 유전되며 특별히 선택된 민족이라는 견해를 부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언어학과 유전학의 연구 결과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유대인들 역시 기독교인, 무슬림들과 마찬가지로 종교적 유대를 통해 역사적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 유대인들(Contemporary Jews)과 현대 이스라엘 국민들(Israelis)이 셈족, 즉 성서상의 고대 이스라엘인들(Israelites)의 배타적인 후손이라는 믿음은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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