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진짜 어른이 그리워지는 날” 애도

촌철살인 클로징멘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가 연속 3일 고 김수환 추기경과 관련된 멘트를 내놨다. 신 앵커는 김 추기경의 살아생전 행적과 언급 등을 소개하며 현 정치인들의 행보와 비교해 따끔하게 일침을 놨다.

신 앵커는 18일 조문 행렬이 20만명을 넘어서는 것과 관련 “오래 기다리고도 몇 초 문상을 마다하지 않는다, 예상을 뛰어넘는다”면서 “김 추기경이 어려울 때나 돌아가시면서도 말씀과 실천이 일치하는 분이어서인지, 또는 그만한 어른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지 생각해 봄 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앵커는 “이 와중에 전두환 전 대통령은 뒷짐 진 조문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그 양반’ 발언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통령이 17일 조문 후 기자들의 질문에 김 추기경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세 차례에 걸쳐 ‘이 양반’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었던 것을 지적한 것이다. 전 전 대통령은 18일 뒷짐을 진 채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을 들여다보는 결레를 범해 ‘뒷짐 조문’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16일 김 추기경 선종 당일에는 장준하 씨의 장례 미사 때의 언급으로 김 추기경을 애도했다.

박혜진 앵커는 “김수환 추기경은 평생 사랑과 용서를 입에 달고 살았다”며 “하지만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70년 걸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앵커는 “70년대 의문의 죽임을 당한 장준하 씨의 장례 미사에서 김 추기경이 말한 것처럼, “죽음은 새로운 별이 돼 우리 앞길을 밝혀주기 위해 잠시 눈을 감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그래도 오늘 우리 사회의 진짜 어른이 그리워지는 날이다”고 원로가 없는 우리 사회를 지적했다.

17일에는 유신독재에 맞서 당당했던 김 추기경의 모습과 청와대 이메일 사건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이동관 대변인을 비교해 클로징멘트를 했다.

박혜진 앵커는 “김수환 추기경이 성당에 진입하려는 당국에게 ‘내가 맨 앞에 있고 다음에 신부, 그 다음에 수녀, 그 뒤에 학생이 있다’고 말한 일화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며 “요즘 보기 드물게 당당하고 책임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학생 시위대를 연행하려는 정부에 단호히 맞섰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신경민 앵커는 “청와대 이메일 사건 이후, 청와대 대변인이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을 내보내고 질문을 받질 않다”면서 “우선 당당하지 않고, 긴 은둔과 침묵에 특별한 뜻이 있어 보인다”고 일침을 놨다.

이 대변인은 지난 12일 비상경제대책회의 내용 브리핑 이후 6일째 언론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권력자들의 오만과 무지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었다”(ID ‘KYOUNGMEAN’), “우리는 아직, 너무도 어리석은데 어른의 빈자리가 슬프고 두렵다”(ID ‘AIINEE’), “이동관 대변인의 침묵에 대한 깊은 뜻은 쏟아지는 소낙비는 일단 피하고 보자 아닐까”(ID ‘SLLLIM’) 등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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