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KBS <쟁점토론>에서 신년을 맞아 기획한 토론회. 그와 관련된 비평기사를 처음으로 써 보라는 숙제가 내려졌다. 누군가를 비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 사안에 대해서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면 비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할당받은 숙제는 좀 벅차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내심했었다.

방영된 쟁점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우선이다. 집에서 보고 또 봤다. 이러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선택한 방법은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하는 발언을 모조리 컴퓨터에 옮겨 담는 것! 혹자는 무식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 방법은 내게 효과만점이었다. 한번 받아 적어보니 내용이 전보다 머릿속에 박혔다. 또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읽어볼 수 있어서 꽤나 괜찮았다.

하! 지! 만!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시민단체에 대한 관심은 기자란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갖게 되었으니 지식의 끈이 한참 모자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프로그램을 보고 감히 느낀 것이 있다면 현재 시민단체는 개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각 패널들 간 반성을 받아들이는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수정해야겠다는 분과 질문의 의도를 파악한 건지 피하려한 건지 모를 정도로 변명과 궤변의 목소리만을 내놓는 분도 계셨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분명 이번 토론을 기획한 PD도 시민단체의 변화 필요성을 느끼고 지역사회에 이를 환기시켜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이라면 이 토론을 보고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역사회도 느끼고 있는 시민단체의 문제점을 시민단체를 대표해서 나왔다는 패널이 직시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방송이 끝난 후 패널간의 공정성이 떨어졌다는 등 생산성 없이 시간낭비만 한 토론회였다는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적반하장으로 뿔을 냈다고 한다.

물론 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 준 곳은 극히, 아주 극히 일부일 것이라 믿고 싶다.

수없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기사를 마무리 지었다. 아직은 내 능력 밖이라는 것을 통감하면서...

단지 이것 하나만은 느꼈다. 시민단체는 뿔날 이유가 없다고. 서로 다른 관점이 존재하고 그 관점들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 시민사회가 시민단체의 정체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것은 지금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시민의 힘을 바탕으로 활동한다는 어느 분의 말처럼 그 시민이 시민단체에 품고 있는 불만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혀 해결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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