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참여자 "시민단체의 변화에는 공감... 각론은 따로"
시청자, “시민단체, 변명하는 것 같은 느낌 지울 수 없어”

광주 KBS <쟁점토론> 다시보기 바로가기 : http://gwangju.kbs.co.kr/tv/tv_08_03.html

 

 

 

▲ 지난 1월 29일 광주 KBS <쟁점토론>에서는 현 사회시민단체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의 한 장면 ⓒ광주 KBS

MB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시민사회단체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날로 권력화와 거대화하고 있어 대대적인 변화와 수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공영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돼 관심을 받고 있다.  

이같은 일부의 여론을 반영한 토론회가 지난달 29일 광주 KBS <쟁점토론>에서 열려 첫 공론화라는 의미를 남겼다.

이날 토론회는 임낙평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이상석 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 사무처장, 정병준 KBS광주총국 보도국 기자가  ‘2009, 광주.전남 시민사회에 바란다’란 주제를 놓고 한시간 가량  열띤 토론과 공방을 주고 받았다. 

시민단체 대표 패널로 출연한 임낙평 공동대표는 “새 정부에 맞게 시민사회단체도 변화가 불가피 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그 변화를 위해 전문성을 더욱 기르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대안정책을 만드는 능력과 단체들 간의 연대 협력을 더 강화해 나아간다면 지금 보다 더 나은 시민단체 활동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민단체의 입장은  임 대표의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날카로운 대립을 보였다. "정부에 맞는 변화를 원하기 보다는 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비판을 이끄는 시민사회단체가 되야 한다"는 것. 

이 사무처장은 “그러한 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민사회가 느끼는 문제는 그 뿐이 아니라며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너무 중앙정부에만 관심을 갖고 지역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며 “비대해진 시민단체는 어서 빨리 살을 빼고 사회와 국가정책에 대해 올바른 비판을 할 수 있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이른바 광주지역 시민단체의 '수술론'을 주장했다.

정 기자도 “지금의 시민단체의 규모가 커지고 권력화 되어가는 경향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규모보다는 문제해결방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며 “시민사회단체가 의제설정 주도권을 잃고 국가 정책에 의원으로 참여해 시민사회단체 대표로서의 목소리가 아닌 개인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 같다.  단체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주도해 나갈 시점이 다시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시민단체가 나아가고자 하는 변화와 시민사회가 원하는 변화의 방향이 각각 다른 것. 특히 이날 임 공동대표는 시민사회단체가 제 역할을 해내고 있지 못하고 몸집만 비대해져 권력화 되어가고 있다는 이 사무처장의 말에 환경단체는 그렇지 않는다며 자신이 속한 사회단체 이야기만을 거듭 되풀이 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시민사회단체의 역할과 과제에 있어 시민단체가 변화를 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으나 그 해결 방법에 있어서는 각각 입장을 달리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와 같은 시민단체의 어려움은 이번뿐이 아니라 지난 정부에도 있었고 이번 정부가 바뀌어도 존재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탓하는 것보다 동네 문제, 지역 문제에 신경을 쓰면서 국가 권력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앞으로 시민사회단체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 사무처장의 의견에 정 기자도 동의하며 정치에 참여하려고 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문제 또한 비난했다. 정 기자는 “새로운 시대의 시민사회단체는 정치와 분명한 선을 그었으면 좋겠다”며 권력과 밀접했던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정 기자는 “권력 중심적 사고가 팽배한 시민운동에서 이제는 정말 정치와 일정 선을 긋는 인권, 환경, 시민을 위한 시민운동 본래의 영역을 지키는 모습을 가질 때”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사무처장과, 정 기자의 발언에 임 공동대표는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들 스스로 변화를 하자는 다짐을 하고 있고 시민단체의 밑거름이 되는 힘은 시민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니 앞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며 정확한 답변이나 대안 없이 토론을 마무리 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토론을 기획한 광주 KBS 김희수 PD는 "신년을 맞이해 기획한 토론회였지만 지금 시민단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딜레마에 대해 충분희 논의를 하고 싶었다"며 "생방송이란 특성 상 시간 부족으로 문제점으로 거론된 부분에 대한 대안방법을 모색하는 부분에 있어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토론회를 시청한 한 40대 여성 시청자는 “임 대표의 발언에 있어 자꾸 자신이 속한 시민단체만을 사례로 들며 시민사회가 지적한 문제제기에 대한 답변을 풀어나가 객관성을 잃고 변명을 하는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광주지역 일부 시민단체가 시민 없는 시민단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중앙정부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올바른 비판, 건전한 대안세력으로 재탄생 할 지 여부는 이제 시민단체 내부에 달려있다.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진정한 시민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대수술이 어떻게 이뤄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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