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 관련해서 문화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이 개최하는 기자간담회 취재가 있었다. 취재장소는 그 이름도 거창한 라마다플라자호델. 사무실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호텔이다.

이것저것 취재 준비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장소로 향했다. 번지르르한 호텔 안으로 들어가 간담회 장소인 3층으로 향했다.

기자들을 위한 테이블 세팅에 각 좌석 위에는 보도자료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오늘 기자간담회 일정에는 오찬회도 포함되어 있었다. 블로거 선배기자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촬영기자들이 카메라를 세팅할 시간을 준 이후 기자간담회는 시작했다.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이 2009년 역점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가 끝난 후 기자들을 위한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현재 국립 아시아 문화 전당 건립과 관련해 광주시민과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바로 ‘옛 도청 별관 철거 논란’ 문제.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의 별관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어 시작됐다. 이 단장은 별관에 대해서 공대위와 의견을 조율 중에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열심히 취재수첩에 적어내려가고 있는데 같이 온 선배기자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광주 시민의 51%가 반대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한번 해보라며 부추겼다.

기자 일을 시작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하는 질문이었다. 질의응답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에잇!’하고 손을 번쩍 들었다. ‘어라? 나를 보지 못하는 것 같잖아?’하는 생각이 들자 재빨리 자리에 일어나 손을 높이 올려 흔들었다. ‘질문하고 싶은 사람 여기에 또 있어요’라는 뜻으로.

다행히 사회자는 발견을 했고 질문의 기회가 주워졌다. 여론 조사의 결과에 대해 말하고 난 뒤에 단순히 공대위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의 의견이 아닌 과반수가 넘는 광주시민의 철거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추진단 입장으로서의  이 단장 의견을 물었다.

답변이 빠르게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기대한 것만큼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도 않았다. 이 단장은 “여론조사에 사용된 질문은 별관 철거 반대 의견이 높게 나오도록 의도된 것”이라며 답변을 일축했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이어지지 않았다. 별관 철거에 대한 질문은 이제부터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자의 다급한 말만이 돌아왔을 뿐이다.

이 단장의 얼굴에 잠시 화난 기색이 비쳐졌다. 나중에 알았지만 질문이 끝남과 동시에 이 단장의 얼굴은 당황해 붉어졌다고 한다. ‘어이쿠야, 내가 이런 큰 자리에서 이 단장을 화나게 만든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점심을 먹는데 선배기자가 잘했다고 두둔하며 조언을 한 가지 해줬다. 기자는 그런 것에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된다고. 기자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은 누구나 피하려고 하는 질문을 당당히 내뱉을 줄 아는 배짱이라고.

물론 머리로는 이해도 되고 알고는 있다. 이를 실천하기까지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하지만 오늘 오기 있게 부린 배짱을 시작으로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왔을 때 손을 들어 질문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건 왜일까.

모 CF에서 외치던 말이 생각난다. 아마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 이런 카피문구였는데. 지금 절실하다.

지금 필요한 건 뭐~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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