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보건소가 주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역내 한 보건진료소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열악한 농촌지역 의료서비스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나주시 소재 보건진료소는 현재 통폐합 혹은 폐쇄가 추진 중인 봉황면 만봉진료소를 비롯해 봉황 옥산진료소, 운곡진료소 등 16곳이다. 특히 만봉진료소의 경우 낮은 이용 건수를 들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광주지역 언론 <시민의 소리>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 진료소장 김 모 씨는 통폐합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진료 건수가 낮다 보니 운영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 상황에서는 통폐합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만봉진료소의 년간 진료 건수는 지역민 대비 32%에 이르고 있어 타 진료소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고 있다.

통폐합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여론도 부정적이다.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인한 노인병 등의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고 보건진료소가 지역에 상주하며 예방과 치료에 기여를 하고 있는데, 진료 건수와 운영예산을 이유로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것은 기능에만 충실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것.

특히 현 만봉진료소를 폐지하는 것은 노령인구가 대부분인 농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며, 시의 구조조정이 보건복지 분야에 까지 확대 되는 것은 국민복지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냐는 지역민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나주시 보건소장은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검토 중인 사안도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움직일 생각이며 운곡진료소와 통폐합을 신중히 생각은 하고 있는데, 당연히 지역운영위원협의회 등의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건소 관계자도 이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지역민들에게 들었고 다른 진료소에 비해 실적도 떨어져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수차례 지적도 하고 촉구도 했다”고 밝혀 통폐합 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60대 한 주민은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농촌지역민들은 병을 알더라도 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당하고 있고, 그나마 지역진료소에 의존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건강과 보건행정을 포기한다는 것은 경제논리로 사람의 생명을 다루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봉황면 만봉진료소 통폐합이 농촌 의료서비스에 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농어촌 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 통폐합에 대한 근본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지역의 한 주민은 “농촌지역 보건진료소는 방문진료 위주로 운영돼야 하는데 현 소장은 평상시 관내 방문진료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건소에서 수차례경고도 했고 다른 직원을 파견까지 해 업무를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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