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명박 대통령 광주방문을 두고 영산강운하를 반대하는 광주전남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암다리 아래 영산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운하건설 반대운동을 재천명 했다. 이날 발표된 기자회견문 전문을 게재한다.  /광주인

[기자회견문] 이명박 대통령께 운하건설계획 백지화를 촉구합니다!

▲ 20일 오전 영산강운하를 반대하는 시민행동 소속 회원 간부들이 광산구 장암다리 부근 영산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운하건설 철회를 주장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입니다.
전 세계인이 이날은 ‘물이 생명’임을 되새기고 물을 아끼고, 공평하게 분배하고, 맑게 보전하기 위한 지구촌 공동의 과제를 외칩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정해 해마다 기념의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하여 민간단체와 기업이 이날만은 강과 하천, 먹는 물을 깨끗하게 지속시키기 위한 정화활동과 결의를 다지는 행사를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물의 날은, 유독 한반도에서만은 매우 슬픈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도의 젖줄 영산강을 비롯해 한강 낙동강 금강이 느닷없는 물류혁명이니 지역발전이니 허구적인 명분으로 덧칠되어 포크레인과 불도저의 공격 앞에 놓인 것입니다. 강물을 산으로 올려 보낸다, 바지선을 엘리베이터에 태운다, 온갖 비상식적인 계획들이 전문가로 위장한 정치인들의 입에서 발표되고 수질이 개선된다는 둥 지역 발전의 초석이라는 둥 앞·뒤도, 밑도, 끝도 없는 화려한 미사여구가 운하건설의 당위성으로 포장되고 있습니다.

▲ ⓒ광주환경운동연합
영산강 운하는 토목공사를 위한 사업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어떠한 명분을 강조해도 운하건설은 자연하천을 인공수로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온 세계가 지속가능한 삶터를 화두로 하여 댐을 터 강 하구를 되살리고, 간척지를 원래의 습지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때, 생태계의 다양성과 원상회복을 위한 정책은 사라지고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토목공사 계획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미 영산강운하는 2000년 전남도의 연구 용역에서 타당성 없음이 입증되었고, 외국의 운하에서 보듯 강줄기를 직선화하고 시멘트로 포장하여 하천을 수로화 하는 사업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운하계획 백지화 결단을 촉구합니다.
내일, 이명박 대통령은 새 정부 환경정책의 틀을 세우는 환경부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광주에 옵니다. 지역과 정책의 소통을 시도하고, 현장을 정부의 정책 중심에 두려는 새 대통령의 자세는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이번 광주방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운하건설계획과 관련해 전향적인 결단을 갖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일찍이 대통령이 제안한 사업이 전국민의 갈등 이슈로 대두되어 분열과 갈등 초래의 당사자로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이미 전국 운하 예정지는 부동산값이 치솟고, 수년동안 지속되어 온 공동체 형성을 위한 활동들은 사라지고 운하 찬성과 반대의 지역분열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수천 명의 대학교수들이 운하반대를 위해 이름 내걸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으며 종교인들 또한 운하반대 순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같은 정당에 속해있었던 사람들도 운하반대 기치를 전면에 내걸고 있으며, 야당 정치인 모두가 운하반대의 한목소리를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사태가 이러한데도 귀를 막고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운하건설을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 ⓒ광주환경운동연합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 건설의 무모함을 깨달아야 될 것입니다.
운하특별법이라는 초법적 제도를 만들어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기보다 국민모두가 동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 전국 4대강에 필요한 사업은 강이 본래의 생명의 강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제도보완과 투자입니다. 다시한번 광주를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께 진심어린 충언을 드립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선포하십시오.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게 환경과 경제, 사회, 문화가 조화롭게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영산강을 지킬 것입니다.
영산강은 강입니다. 물고기와 물풀이 어우러지고 뭇 생명의 안식처입니다. 과거에도 그래왔듯 영산강은 여전히 어머니의 품이며 지키고 가꾸어야 할 우리 모두의 자식이기도 합니다. 영산강에 운하건설을 위한 포크레인과 불도저가 침입하도록 방관할 수 없습니다.
우리 광주전남 시민행동은 함께 하는 시도민과 함께 영산강을 운하로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굳건히 지켜낼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2008년 3월 20일
                                    영산강운하 백지화 광주전남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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