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개혁정부 재창출에 대한 대국민 설득 나서야”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일성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전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386 의원들에게 “그동안 386 정치인이 국민들의 뜻을 받들지 못한 것에 대해 엄중한 반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동교동 자택에서 이날 오후 3시 55분부터 4시 45분까지 약 50분간 정세균 전 당의장, 원혜영·박찬석 전 최고위원, 오영식 전 전략기획위원장, 윤호중 전 대변인의 예방을 받았다.

당초 비공개로 예정했으나 김 전 대통령이 작심한 듯 준비한 정치적 발언이 있어 윤호중 전 대변인은 회동 직후 브리핑을 갖고 기자들에게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386 정치인을 향해 “현재 위기에 있고 국민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엄중한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386 정치인이 젊은이답게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대중 속으로 배낭을 메고 뛰어들어야 한다”며 “그래서 민주개혁 정부가 왜 재창출되어야 하는지를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지 않으면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충고했다.

최근 386 의원들이 급속하게 특정 캠프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다소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호중 전 대변인은 “특정 후보의 캠프 참여 여부보다는 386 정치인들이 자기만 살려고 할 것이 아니라 ‘당이 살아야 자기가 산다’는 뜻”이라며 “당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일 때 위기를 떨칠 수 있다는 충고”라고 확대 해석에 쐐기를 박았다.

민주신당과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개혁세력의 미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방치하느냐”는 ‘애정 어린 채찍질’이라는 것.

윤 전 대변인은 “보수세력들이 정권을 잡으려 하는데 민주개혁정부가 왜 세워져야 하는지 대중 속으로 직접 들어가 길을 모색하고 설득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합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전 우리당 지도부의 노고를 치하했다.

특히 “우리당 지도부가 순수한 마음으로 기득권 버리고 통합에 일관된 노력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기대한 것 이상의 통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은 독자 리그로 들어간 민주당에 대해서는 많은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전 대변인은 “민주당에 대해 그리 길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민주당 관련 언급은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 우리당 지도부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분당을 했던 것 △ 민족적 대사였던 1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북송금 특검을 한 것 △ 아직까지 본인과 관련된 안기부 엑스파일이 공개되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 dailyseop.com


민일성 기자 <데일리서프라이즈>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