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예산 관련 '로비용'으로... 군의회 "업무 관련 아니다"

전남 구례군의회(의장 최성욱) 군의원 7명 전원이 화엄사 주지(종삼스님)로부터 지난 4월 고급양주와 다기세트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사퇴여론이 일고 있다.

화엄사측은 유물전시관 건립 예산이 지난해 말 군의회에서 3억4천7백만원 중 1억9천8백만원이 삭감되자 이들 군의원들에게 원안대로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4월 임시회 직전에 '로비성' 선물을 돌린 것.

선물을 받은 의원들은 최 의장을 비롯 김종영 부의장, 김영의, 박민순, 서은식, 허현, 장영채 의원이며 이들은 화엄사측이 사무처로 보낸 것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이 <데일리안>을 통해 보도 되면서 구례지역 일부 시민단체 등이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군의회는 17일 사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여론무마를 서두르고 있다.

또 화엄사측도 선물은 예산복원 로비용이 아니라 당선 인사였으며, 다기세트도 야생차 재배를 홍보하기 위한 판촉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례참여자치시민연대(대표 조봉술. 송경남)는 "군민의 대표로서 자질과 양심을 의심스럽게 한 부끄러운 처사였다"며 "공개사과,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서명운동을 벌일 것을 밝혔다. 이 단체는 또 뇌물을 제공한 화엄사 주지 해임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례군의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인연에 얽매여 선물을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한 처사로 군민의 명예를 크게 실추하고 신중하지 못한 행동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 삼아 더욱 열심히 일하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사과했다.

군의회는 또 성명에서 "화엄사와 관련된 사업 및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 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고 강조하고 "업무와 관련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과성명에도 불구하고 구례지역일부 단체 및 여론은 군의원 사퇴 및 소환운동을 전개 할 태세이며 경찰도 관련 내사 중이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한편 송경남 구례참여자치연대 대표는 18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군의회가 발표한  사과성명 내용과 수위를 볼 때 사퇴운동까지는 필요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다음주 회의를 통해 향후 사퇴운동 등을 최종  결정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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