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대한성공회 성가수녀원 오인숙 카타리나(67) 수녀가 2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 주교좌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는다.

그는 사목이 필요한 곳에 가서 일하고 싶어서 뒤늦게 사제가 되기로 결심을 했고, 지난해 5월 사제의 전 단계인 부제 서품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신학을 전공한 여성 9명이 성공회에서 사제가 된 적은 있지만, 수녀에서 사제로 변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세계적으로도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여성이 사제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성공회는 가능하다. 1992년 영국에서 열린 성공회 전국 의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서부터다. 오인숙 수녀는 전쟁 고아 출신이다. 한국전쟁 당시 부모를 잃고 동생의 손을 잡고 찾은 곳이 성공회가 운영하던 보육원이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고아들을 친자식처럼 돌보던 보육원 보모처럼 살고 싶어 수녀가 되기로 결심했다.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84년부터 성공회대 영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성가수녀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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