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전문]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대변할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하라!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발표, 문화·예술 분야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8일 인재위원회를 설치하고 각계각층 및 지역을 대변할 인재를 발탁해왔다.

하지만 인재 30명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도 문화‧예술의 가치와 역할을 대변할 후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항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로 연예인, 배우 등 유명인을 중심으로 영입을 진행했으나 잘되지 않았고, 이들이 영입을 수락하지 않으면 문화‧예술 분야 인재는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돈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문화정치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시안적인 인기 선거 수준에서 문화‧예술에 접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지금 상황에 탄식을 금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스타 국회의원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화예술계 출신의 비중은 9.5%에 불과하였고 대다수는 언론인(21.7%), 정치인(22.9%) 출신이 차지하였다.

하지만 20년 전 10개 남짓에 불과하던 문화·예술 분야의 법률은 이제 60여 개로 늘었고 문화기관 및 문화예산이 증가하여 의정활동에서 문화·예술의 전문성이 더욱 필요해졌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 들어 발생하는 ‘윤석열차 만화 엄중 경고’와 ‘대통령 연설 입틀막’,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등 자유로운 표현을 억압하는 검열과 탄압이 확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실행한 유인촌의 문체부 장관 등이 복귀하며 국가 문화정책의 퇴행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문화‧예술 정책을 개혁하고, 그 가치를 확장해 왔던 현장 문화예술계를 배제한 채 문화·예술 분야의 당사자나 전문가가 아니라 선거에서 확실히 검증되지도 않은 유명인의 후광에 기대려고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번의 선거 중 2번이나 문화예술계의 대표성을 지닌 사람을 발탁하지 않았다.

러다 이번 국회에는 문화‧예술 현장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말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현장을 이해하고 존중할 사람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

문화‧예술 현장을 무시한 채 막연하게 유명인을 국회의원으로 뽑으려 노력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가치를 스스로 져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당의 정체성을 밝힌 강령에서 경제, 일자리·노동, 정치, 자치분권, 외교·안보, 통일, 과학기술, 기후·에너지·환경, 복지, 교육, 성평등, 문화·예술·체육, 언론·미디어 총 13개 분야로 나누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인재의 대표성을 강령에 서술된 분야로 대조하면 ①문화·예술·체육, ② 성평등, ③통일 분야의 경우 강령의 목표와 가치를 국회에서 대표하고 실현할 주체가 없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강령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를 발탁하고 공천해야 한다.

선거 시기만 되면 문화예술인들의 지지 선언과 문화 선전을 요청하다가 정작 문화예술계를 대변할 사람을 뽑아야 할 국회의원 선거에서 문화‧예술 현장을 져버리는 건 너무나 무책임하다.

이는 단순히 문화예술계에 대한 배려와 안배 수준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와 예술의 권리, 가치, 역할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미래와 국민의 문화적 권리 확장을 위해 문화‧예술 현장을 대변할 국회의원 후보 공천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예술 현장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공천하는 것은 단지 문화예술계의 이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시민과 공동체에게 행복과 성찰을 주지만 정작 예술을 하는 당사자는 고달픔에 허덕이는 나라, 문화예술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학자금 빚에 허덕이는 나라, 예술인으로 살다가 고독사로 목숨을 잃는 나라, 문화콘텐츠가 미래 먹거리라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뿌리 깊은 불공정에 노출된 나라... 이것이 문화강국이라고 말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문화‧예술 분야의 정상화 없이 국민의 삶의 질, 국가의 창조경제가 결코 나아질 수 없다.

나아가 남녀 갈등, 노인과 청년의 세대 갈등, 수도권과 지역의 갈등, 이주민을 둘러 싼 갈등, 기후위기로 요구되는 국가 정책과 생활의 변화, 국회를 포함하여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치문화 등 현재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들은 정치, 경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공동체의 문화적 갈등이요, 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제대로된 가치와 과정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이는 지금 우리 사회와 시대의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다.

단기적인 선거의 이익을 위해 유명세에 의존하는 정치적, 문화적 빈곤함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최소한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오직 시장 논리와 상품 경쟁 수준에서 문화‧예술의 창조성과 다양성을 훼손해 온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와는 차별적인 태도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더불어어민주당은 문화국가와 문화정책에 대한 최소한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문화‧예술 분야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2024년 03월 04일

문화소통단체 숨, 문화연대, 블랙리스트 이후, 예술대학생네트워크, 청소년공동체 이룸, 풍물굿소리패 결, (사)나라풍물굿, (사)웹툰협회, (사)부산민예총 (사)한국민족극협의회, (사)한국문화예술네트워크, (사)한국작가회의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