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납득불가한 소통 없는 통보, 노동 없는 상생도시로?!
 

광주시가 11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 관련 3개 센터에서 진행하던 노동정책 연구∙조사 사업을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으로 통합이관해서 실효성과 역량을 높인다고 한다.

노동자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는 환영한다.

하지만, 현재‘기업을 살려 생산도시로, 일자리 늘려 행복도시로!’를 내걸고 있는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의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노동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연구를 할 역량준비는 되어 있는지,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기반은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의 주요 업무는 경영관리, 기업지원, 소상공인지원, 상생일자리사업, 일자리종합센터, 노사동반성장 등 기업들을 성장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들이 90%이며, 정책연구를 한다면서 연구원 1명, 연구위원 1명이 전부이다.

이런 상태에서 노동현장의 노동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어떻게 마련한다는 것인지,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을 하기 위한 필수요건이 무엇인지 제대로 진단하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노동 3개 센터는 광주지역 60만 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상담, 교육, 법률구제 등 노동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노동센터와 비정규직지원센터는 10년, 청소년노동인권센터는 7년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광주광역시에서는 노동센터의 주력사업인 노동조합설립․가입지원사업, 감정노동보호사업, 이동노동자쉼터사업 중 노동조합설립․가입지원사업과 감정노동보호사업은 중단을, 이동노동자쉼터사업은 운영 시간 단축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노동센터는 전국최초로‘노동조합설립․가입지원’사업을 7년째 진행하면서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노동자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경제주체이면서 약자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키는 것은‘기회도시 광주’에 노동자에게는 어떤 기회도 없다는 반증이 아닌가?

또한, 감정노동보호사업도 마찬가지다. 감정노동보호 조례에 따라 광주지역감정노동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노동자에게 치유와 상담을 진행해 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감정노동보호캠페인을 진행하며 시민을 만나고 취약한 감정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내려 애쓴 결과가‘사업중단’통보다.

광주시에는 2018년 2월 개소한 ‘이동노동자달빛쉼터’가 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이동노동자들의 쉼터이며, 전국 16개 시·도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금도 찾아오고 있고, 달빛쉼터는 타 지역의 이동노동자들에게도 알려져 있어 서울, 인천, 평택 등에서 광주지역으로 콜을 받고 내려오면 새벽시간에 찾아와 쉬었다 가는 공간이다.

현재는 18시부터 익일 05시 30분까지 2명의 노동자들이 교대로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 시간을 02시로 종료하라고 통보해 왔다.

이는 실질적으로 1명의 인원을 감축하라는 강압이며, 00시~04시 사이 이용량이 가장 많은 이동노동자들의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타 지역은 쉼터를 2~3곳으로 늘리고 있는 추세인데 하나 있는 쉼터마저 운영시간 단축을 통보한 광주시의 노동인권은 퇴행의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실직적 통계]

◎ 감정노동보호사업
: 2014. 7월부터 2023.11.15.까지 약9년간 80,731회 87,257명 참여

◎ 노조설립․가입지원사업
: 2017. 1월부터 2023.11.15.까지 약7년간 4,254회 40,283명 참여

◎ 이동노동자달빛쉼터
: 2018. 2월부터 2023.11.15.까지 약6년간 28,652명 이용(코로나19로 1년 이상 운영 못함)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은 본연의 업무인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기능하는 것이 마땅하다.

광주 3개 센터는 광주지역노동자를 위한 지속적 지원과 더불어 변화되는 노동환경에 대한 정책연구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사업의 폭을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광주시가 진정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연한 경제주체인 노동자의 권리증진을 위한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될 것이다.

2023년 11월 16일 

광주노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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