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동 성명 발표에 이어 17일 기자회견 통해 반대 입장 천명

전남교원단체 공동성명서 [전문] 

중학교 3학생 대상 전남형 일제고사 강제 시행 전라남도교육청을 규탄한다.
중3 일제고사 시행, ‘전국 최초’가 부끄럽다. 거부 투쟁으로 응답하겠다.

 

지난 12월 13일(월), 전라남도교육청은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회복하고 더 나은 교육으로의 도약을 위해 전국 최초로 중3 학생 대상 ‘전남형 학업역량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세부계획에 따르면 12월 20일(월)에 시·군별 2개 학교씩 표집 실시하고, 나머지 중학교는 12월 20일(월)부터 22일(수)까지 자율적으로 평가에 참여한다고 한다. 평가 교과는 3개 과목(국어, 수학, 영어)이고, 평가 범위는 중학교 2~3학년 성취기준에서 출제하며, 평가 유형은 과목별 25문항 내외 선다형으로 출제했다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과목의 고등학교 교사들이 문항을 출제하였고, 수능형 문항으로 개발하였다고 한다.
 

전남형 중3 일제고사 시행, ‘전국 최초’가 부끄럽다.

전남교원단체 소속 간부들이 전남도교육청에서 실시 예정인 '중3 학업역량평가(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손팻말 시위를 펼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 제공
전남교원단체 소속 간부들이 전남도교육청에서 실시 예정인 '중3 학업역량평가(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손팻말 시위를 펼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 제공

평가의 본질은 점수를 매기고 등수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가 ‘평가’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는 각기 다른 지식수준과 역량을 지닌 수십만 명의 학생들에게 획일적 기준에 의한 제한적인 방식 문항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제고사 방식은 학생의 ‘성장’을 위함이 아닌 ‘점수’를 위한 평가방식이다.

이러한 과거 반성 속에서 교육부가 추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 역량을 키우는데 적합하도록 주제 중심의 융합수업, 토론수업, 서·논술형 평가 등 미래지향적 교수·학습 및 평가혁신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의 취지가 지역과 학교 교육과정이 가진 다양한 맥락 속에서 즐거운 배움으로 학생의 삶 가까이에서 구현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발표한 ‘전남형 학업역량평가’는 전남교육을 십여 년 전에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교육청 주도, 측정관 중심, 암기 위주 학력관으로 되돌리고 있다.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을 25개의 선다형 문항으로 출제하는 방식은 말이 ‘역량’과 ‘맥락’이지 단순 ‘지식’평가밖에 되지 않는다.

‘역량’은 일회성의 지필 평가가 아닌, 다양한 학습경험과 피드백이 오가는 배움의 ‘맥락’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도교육청이 ‘미래교육’, ‘학교자치’, ‘과정중심평가’를 그렇게 부르짖었지만, 결국 드러난 도교육청의 교육관과 학력관은 구태의연함을 넘어, 과거 회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남의 교원단체는 전남형 중3 학업 역량 평가를 숱한 상처만 남긴 채 실패했던 ‘일제고사’ 부활 정책으로 규정하고 전면 취소를 요구하였다. 9월 중등교육과장 면담, 10월 교육감 면담, 34일간 도교육청 앞에서 중3평가 전면 취소 선전전을 진행하였으나, 장석웅 교육감은 중3 학생 대상 일제고사를 기어코 시행하겠다고 직접 발표하였다.


일제고사 거부 투쟁으로 응답하겠다.

중학교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전남형 일제고사 시행일인 12월 20일부터 3일간 고등학교 진학 원서를 제출하는 기간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중학교 생활을 마무리하는 학생자치활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기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도교육청은 일제고사라는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도교육청 주관 일제고사를 보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냐는 학교 현장 교사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지난 13일 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중3학생 학업역량 평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지난 13일 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중3 학생 학업역량 평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상당수 시·군교육지원청에서는 학교 동의 없이 중3 일제고사를 표집 시행하라고 강제 지정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무엇이 두려웠는지 시행 계획을 학교로 시행 공문조차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표집 이외의 중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중3 평가를 강제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전남 교원단체는 강제적인 일제고사 시행을 강행하는 전남교육청을 강력히 규탄하며, 일제고사를 강요하는 모든 행정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12월 17일(금)은 전남형 일제고사 중3 학업역량평가 강제 실시 도교육청 규탄대회를 진행할 것이다.

또한 12월 20일(월) 학부모 및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교육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은 비교육적인 중3 일제고사에 거부로 응답할 것이다.

- 전남교육을 과거로 도태시킨 전남교육청을 규탄한다!
- 강제적이고 비교육적인 중3 일제고사 즉각 중단하라!

2021년 12월 16일

전교조전남지부, 전남실천교사모임, 새로운학교전남네트워크, 배움의공동체전남모임, 전남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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