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관리 사각지대 노려 … 이통사간 과열 경쟁으로 이용자 차별 심해
전기통신사업법 경품 고시에 ‘상한금액’제한 없어…과다 경쟁 방치 우려 

국내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와 TV(유료방송)·인터넷 등 결합상품(이하 결합상품)의 과열 경쟁에 이용자 차별이 심각하지만 정작 정부의 관리 방안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2019년 경품 고시를 제정하면서 서비스별 상한금액을 명시하지 않았다. 단지, ‘전체 평균 경품 수준의 상하 15% 범위 내 있으면 이용자간 차별로 보지 않고 허용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또한 2017년 말 전문가, 사업자 등의 의견을 토대로 마련된 안에는 서비스별 상한금액이 제시됐다가, 제정안에는 상한금액이 빠졌다.

방통위는 경품 고시를 통해 이용자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받은 경품이 전체 평균의 상하 15% 범위에 있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모든 이용자가 유사한 수준으로 경품을 지급받으려면, 더욱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지난 2016년 통신사와 종합유선방송사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과도한 경품 제공으로 이용자 차별을 조장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06여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그후, 전문가와 방송·통신사업자 의견을 반영해 전기통신사업법 내 경품 고시 제정을 준비했지만, 최종 고시에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휴대폰과 인터넷·TV(유료방송)의 결합상품 시장이 10년 새 무려 19배나 증가하면서 가입자 이탈 방지·신규 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100만원대가 훌쩍 넘는 65인치 TV부터 무선청소기, 상품권·현금 사은품 등이 제공되는데, 지역별·유통점별·판매채널별에 따라 경품 편차가 크다.

이용빈 의원은 “통신사가 단말기유통규조개선법의 공시지원금 제한규정을 피해, 결합상품 판매 경품을 교묘히 이용하면서 이용자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더구나 전기통신사업법의 경품고시 마저 관리 기준이 모호하고 애매해 결국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의원은 “방통위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강화해야 하며, 전체 경품 평균 가격을 이용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통사의 과열·혼탁 경쟁 현상을 바로 잡아 다수 소비자와 중소 케이블업체의 피해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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