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초부터 교복공동구매 문제로 학교 주변이 시끄럽다. 사실은 시끄러워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끄럽다보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부모가 교복공동구매를 요구해오면, 그 의견을 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약간의 절차가 조금은 신경이 쓰이기도 하겠지만, 그런 정도의 봉사를 학교가 해주지 않는다면, 학부모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교복공동구매에 대한 나의 견해는 이렇다. 먼저, 학생들의 교복은 국가에서 100% 부담해서 입히고 있는 군인이나 경찰의 제복과 같은 옷이 아니다. 학부모가 100% 부담해서 입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교복에 대한 색상이나 모양만 결정해주고 학부모가 자유롭게 입힐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대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소위 유명 메이커가 표시된 교복을 입히고 싶어 할 것이다. 강제로 막을 필요가 없다. 또, 몇 몇 학부모들은 여러 사람을 모아 교복을 파는 업소에 가서 한꺼번에 여러 벌 사면서 약간 싸게 사 입힐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 또한 막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 거의 비슷한 품질의 교복을 훨씬 싼 가격으로 만들어 입힐 수가 있으니 학교에서 조금만 도와달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있다면, 이 요구 또한 학교에서 “귀찮다. 잘못하면 욕 얻어먹고 구설수에 오른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서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학부모의 요구가 있으면 기초 희망조사를 하고, 그 희망 숫자를 근거로 학교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면, 대개는 <교복공동구매소위원회>가 꾸려진다.

이 소위원회는 시장조사를 하여 적정가격이 예상되면 이 가격을 표시하여 안내장을   학부모에게 다시 보내어 비교적 정확한 희망 숫자를 파악한다. 이를 근거로 시방서와 입찰공고문을 작성하여 학교 홈페이지와 시교육청 입찰공고 난에 공고 한 후 예상가격에 가장 근접한 사업자에게 낙찰하여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투명하게 진행하면, 하복은 시중가격보다 약 3,4만원 싸게, 동복은 약 7,8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맞춰 입힐 수 있게 된다. 힘겹게 살아가는 학부형들에겐 적은 돈이 아니다. 작년에 우리학교에서 하복이나 동복에 대한 공동구매에 응한 숫자는 70%를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유명메이커를 입히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원성을 들어가면서까지 공동구매를 강요해서도 안 되겠지만, 너무 거품이 많아 보이는 교복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맞춰 입히겠다는 선량한 학부모들의 요구와 권리를 거절하는 잘못된 우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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