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잖은 형편 속 한푼 두푼 모은 용돈으로 마스크 구입해 기부

한 지적장애 청소년이 한푼 두푼 모은 용돈으로 마련한 마스크를 기부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했다.

12일 오후 3시 한 청소년이 장갑을 끼지 않은 양손에 선물을 들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1층에 들어왔다. 어디로 갈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소녀에게, 구청 안내 청원경찰이 다가가 용무와 행선지를 물었다.

소녀는 “코로나 상황이 더 나빠져서 집에 있는 마스크와 모아둔 용돈으로 구입한 마스크를 구입해 기부하려고 왔다”고 전했다. 곧바로 청원경찰은 소녀를 기부 담당 부서가 있는 3층으로 안내했다.

지난 12일 광주 광산구 거주 한 장애인 소녀가 구청에 전달한 선물. ⓒ광주 광산구청 제공
지난 12일 광주 광산구 거주 한 장애인 소녀가 구청에 전달한 선물. ⓒ광주 광산구청 제공

복지자원 연계 담당 공무원은 대화를 통해, 지적장애인인 소녀가 특수학교에 다니고, 부모님 모두 장애인에 가정 형편도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장애로 발음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소녀는 천천히 “혼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과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소녀가 건넨 선물은 총 6개. 분홍색 포장지에 쌓인 4개 선물에는 ‘어린이용’ ‘KF94’라는 꾹꾹 눌러쓴 사인펜 글씨가 박혀있었다. 나머지 두 선물 포장에서도 소녀의 정성은 고스란히 묻어났다. 선물들 속에는 총 50개의 방역마스크가 들어있었다.

마지막으로 소녀는 “우리 가족이 힘들게 생활하는 것 같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더 힘들어하는 이웃들이 많아서 나누며 살아야한다고 평소 아빠가 자주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구는 소녀의 바람대로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를 거쳐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 아동에게 마스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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