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수도 특위, 협의회 구성 두고 진정성 논란

아시아문화전당사업이 가시화되자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광주시의회와 구의회, 시민.사회단체 등이 역할론을 내세우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영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기획단 본부장의 사퇴 시점을 중심으로 그동안 조용했던 각 단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삼스러운 이들의 움직임이 과연 성공적인 문화수도를 만드는 데 있어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것인지, 소속 집단의 이익을 위한 밥그릇 챙기기인지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6일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는 전남대 문화예술특성화사업단과 조선대 문화산업연구원, 지역문화교류재단 주관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종합계획과 지역발전’이라는 시민포럼이 열렸다. 포럼 주최는 광주전남문화연대, 광주경실련, 광주여성민우회,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YMCA, 광주전남개혁연대, 참여자치 21 등 시민사회단체.

이 가운데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YMCA를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은 이영진 본부장 사표 제출이 알려진 지난달 27일 (가칭) ‘광주문화도시협의회’를 결성, “문광부가 제시한 종합계획은 지역민의 염원을 담지 못하고 있어 실망스럽다”면서 “향후 단체를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량결집에 나서겠다”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광주시의회는 지난달 13일 문화수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손재홍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특위는 2008년 2월 12일까지 1년 동안 활동할 예정이며 이명자, 김월출, 김후진, 서인봉, 송재선, 조광향 의원이 참여했다.

문화수도 특위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서 정한 각종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조사활동과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광주가 문화수도로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사업 추진 방안을 제시하고 시민의견을 수렴해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위가 구성된 지 보름 뒤인 지난달 28일 송재구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장을 면담하고 “문화중심도시 계획에 시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아 소외되어 왔다”며 “전당이 광주의 상징물로 랜드마크화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12일 광주시의회는 광주시 5개 자치구 의회에서도 문화수도특별위원회를 구성, 운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강박원 의장의 초청으로 시의회에서 개최된 이날 간담회에는 시의회 의장단과 문화수도 특위 위원, 5개 구의회 의장이 참석했으며, 강 의장이 특위 구성을 제안하고 구의회 의장단이 수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강 의장은 “시와 구의회가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앞으로 문화수도 조성사업에 시민의 뜻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문화중심도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각 단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잘 된 일이다. 그러나 그 관심이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거나 이해단체와 인맥을 활용한 언론 플레이로 여론을 몰아가서는 안 된다. 각 단체들은 저마다 ‘140만 광주시민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상 광주시민 대부분은 문화중심도시에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이들 단체가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뒤늦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설계가 도마 위에 올라 착공을 앞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선작이 발표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 설계 취소와 재공모 이야기까지 나도는 현실은 소모적이다.

이 지역 출신이지만 객지 생활을 하다 광주에 정착한 김모씨는 “문화수도라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시민들은 관심이 없고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도 모르는 것 같다. 언론보도를 통해 문화수도와 관련된 기사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사실 광주에 구겐하임미술관 같은 건물을 지은다고 한들 다른 아시아국가에서 얼마나 와서 보겠는가? 아시아는 고사하고 우리나라 다른 지역에서 와서 볼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정말 광주를 위한다면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최선의 방법에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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