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광주지역 학교운동부, 지난해 민원 급증에도 최근 야구부 사태 막지 못해

최근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총 14건의 학교 운동부 관련 민원이 접수되었는데, 2016년 3건, 2017년 1건, 2018년 2건, 2019년 6건, 2020년 2건 등 지난해 민원 접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수된 내용은, △ 학교운동부지도자 폭력 및 가혹행위 6건 △ 학교운동부지도자의 성추행 3건 △ 금품·향응 수수 및 요구 3건 △ 근무태만 및 학교장 지시불이행 3건 △ 기타 인권침해 및 학생 간 폭력 등 지도자의 폭력 문제가 가장 많았으며, 이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은 학교운동부지도자의 해고 8건, 견책 2건, 감봉 1건, 경고 1건, 주의 1건과 더불어 학생의 학교폭력자치위원회 회부 1건 등 행정조치(징계)를 진행하였다.

참고로 지난 7월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지역 학교운동부 초·중·고등학교 129개교를 대상으로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학교폭력 및 인권침해 실태 파악을 위한 온라인 전수조사 및 학교운동부지도자 등 인권교육을 실시하였다.

광주시교육청의 적극적인 인권행정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학교운동부 관련 민원발생이 급증하여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었음에도, 최근 C중, J고 등 야구부 관련 사태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와 언론사 보도 등에 공론화되자 늦장 대처한 점은 교육청이 책임지고 반성해야 한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은 여전히 학교운동부 폭력문제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학교운동부폭력 및 고충신고센터 활성화’, ‘사안 경중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엄격히 적용해야 할 것이다.

학교 스포츠 교육계 안에서 이 같은 폭력과 부조리가 끊이지 않는 근본 원인은 스포츠 교육이 지나치게 성과 중심으로 기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목적고인 체육고등학교만 보더라도 ‘체육 인재를 각별하게 길러서 수준 높고 건강한 체육 생태계를 만들기’보다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서 진학실적을 내거나, 지방자치단체의 명예를 위해 메달을 따는 일에 얽매이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이 중요한 요소인 스포츠에서 교육계마저 성적과 승리를 다그치는 풍토에서 인권과 인성은 소홀하게 취급되고, 스포츠 교육은 즐겁고 보람있는 몸체험이 아니라 스포츠 노동으로 타락하게 된다.

스포츠의 가치와 수단이 뒤집힌 상황에서 각종 폭력과 부조리가 대물림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 스포츠 교육의 상징인 체육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체육고가 특수목적고 목표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학생의 인권이 제약받지 않고 있는지’ 등 사회적 공론화 없이 지난 7월 광주체육고를 특목고로 재지정하였다.

군사문화 및 88올림픽 등 국가주의 엘리트 체육 정책으로 성공을 거둔 체육고의 인재 양성 시스템은 역설적으로 튼튼한 생활체육과 국민체육의 기반 위에서 스포츠를 꽃피우게 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접근 방식으로 체육고를 계속 운영할 것인지 근본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이라도 광주시교육청은 학생이 성적·승리주의에 몰두하는 등 불확실한 미래에 모든 걸 던지지 않고, 오히려 학교운동부의 경험이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하고 발견하는 교육활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존의 엘리트 체육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2020년 8월 27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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