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뒷담화 속 송위원장 독단행보 '주목'

이영진(51) 본부장의 사퇴로 수면에 떠오른 문화관광부 산하 추진기획단과 대통령 소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의 갈등양상에 대해 뒷이야기가 분분한 가운데 당사자의 한 축인 송재구(65) 조성위원장이 최근 독자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송 위원장은 지난 달 28일 옛 전남도의회 건물에 위치한 홍보관에서 광주시의회 문화수도특위(위원장 손재홍)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조성사업 전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었다. 
 

   
  ▲ 2월26일 송재구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장과 광주시의회 문화도시특위 위원들의 간담회 모습. ⓒ줌뉴스  

이 자리에서 송 위원장은 종합계획 및 사업일정의 연기를 시사하며 “대통령 임기 내에 하지 말고, 다음 대통령이 ‘참 감사합니다’ 하면서 흔쾌히 잘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는 “조성위원회의 회의를 거치지 않은 사견으로, 자칫 위원회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오해될 소지를 지닌 발언”이라는 비판여론이 분분하다. 그러나 송 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준비된 자신의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이본부장의 사퇴와 관련해 “본부장 교체 문제는 위원장 수락 당시부터 제기했었다”며 자신이 ‘갈등의 중심’에 있었음을 시인했다. 또 송 위원장은 “본부장은 젊고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CEO형이어야 한다”며 ‘본부장인물론’을 펴면서 교체 주장의 진의(?)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또 문화전당 ‘랜드마크’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뒤집은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랜드마크’ 기능이 부족하다”는 일부의 주장을 지지하는 듯 한 입장을 내보여  논란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송 위원장이 내정 초기에 세계적 도시 석학들이 21세기에는 지하도시화를 주창했다”며 전당 설계안을 지지하던 태도와 상반된 입장이라는 비판을 히고 있다.

송 위원장의 정치성(?) 짙은 ‘갈지 자’ 행보는 ‘부지 및 건물보상 업무’에 관한 발언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2006년 11월6일 광주시청 기자회견에서 송 위원장은 이른바 ‘박광태 시장의 정치특보를 자임했다’는 일부의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송 위원장은 “박시장이 얼마나 화가 나 있겠느냐. 광주광역시가 보상업무를 못 맡은 것은 완전히 무시당한 것이다.”며 마치 추진기획단과 광주시의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발언이 화근이 되기도 했다.

한편 송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놓고 지난 2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이 본부장과 함께)공동책임을 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함께 사표를 냈다는 말은 폄훼세력의 기도일 뿐, 대통령이 부탁한 자리를 사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런 와중에서 최근 청와대가 전문가 설문을 통해 진단된 여론을 바탕으로 조성사업 전반에 관한 종합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이 지역 출신 민 아무개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달 28일 언론사 편집국장 및 보도국장들에게 ‘이영진 본부장 사퇴’를 문자메세지 및 전화통화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직접조정’이라는 설왕설래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여론은 "청와대가 '점검하고 있다'고 하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인데다, 어설픈 개입으로 인해 조성사업의 향배가 ‘헷갈릴’ 수도 있다"는 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광주지역 시민단체들도 문화중심도시를 놓고 광주전남문화연대, 광주경실련,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대학 관련 연구기관 등 8개 단체가  ‘(가칭)광주문화도시협의회’를 구성키로 하고 3월 중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시민단체의 ‘뒤늦은 나서기’는 “‘참여’를 명분으로 한 또 하나의 ‘입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진정성에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 시민단체 내부에서도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엇갈리는 양상이다.

한 시민단체 중견간부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랜드마크 지상화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시민단체의 참여는 또 다른 담론형성이 아닌 시민들의 목소리를 실제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간부는 또 “문화중심도시 추진기획단도 좀더 열려 있는 자세로 시민들의 여론을 받아들여야한다”며 “일부의 문제제기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오히려 오해를 낳기도 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광주문화중심도시는 이영진 본부장의 사퇴와 송 위원장의 정치성 행보 그리고 ‘랜드마크’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욕’과 ‘정치적 야합’이 동거하는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점차 농후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