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종 교수, '해남농민들의 지혜와 헌신의 역사' 펴내

1980년대 후반, 전국에서 가장 먼저 대중적인 수세투쟁을 시작한 해남농민들의 이야기를 한데 엮은 '해남수세투쟁'』(심미안 간)이 출간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저수지 물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농민들은 정부는 언제나 농민들에게 좋은 일만 해 줄 거라 믿었고, 나날이 오르는 수세에 대해 불평만 할 뿐 어찌하지 못했다.

'해남수세투쟁' 앞 표지 그림. ⓒ심미안 제공
'해남수세투쟁' 앞 표지 그림. ⓒ심미안 제공

윤수종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980년대 후반 당시, 수세관리를 하는 농지개량조합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전국에서 가장 먼저 대중적인 수세투쟁을 전개한 해남농민들의 수세투쟁과정을 일정별로 따라가면서 드러난 자료들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1987년 하반기부터 1989년 2월 13일 여의도 농민대회가 열린 시기까지는 수세투쟁이 일반 농민들의 광범한 참여 속에 집단적인 시위 형태를 띠고 전개되었고, 밭농사 지역에서는 고추제값받기 투쟁이 확산되었다.

또한 이 시기는 전국적으로 볼 때 1987년 6월 항쟁 이후 7, 8월에 걸쳐 노동자 및 농민 대투쟁이 활발히 전개되었고, 이어서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전환이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수세투쟁은 전남북 지방에서 광범하게 전개되었고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중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던 땅끝 해남에서 가장 먼저 대중적인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엄청나게 많은 수의 농민들이 해남에 모여 수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수세를 거부하고, 수세를 폐지하라며 함성을 외쳤다.

그 결과 3년 만에 수세는 대폭 경감되었으며, 이후 수세싸움에 참여했던 많은 농민들이 여러 농민운동에 참여하게 되어 농민운동은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힘 있게 펼칠 수 있는 대중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지 ‘수세투쟁은 해남에서 가장 먼저 대중적인 투쟁으로 전개되었다…….’를 말하고자 하지 않는다. “일개 몽리민으로서 무시당하지 않고 당당히 나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다르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 그러한 농민들의 지혜와 헌신의 역사를 후세에 전하고자 한다.

저자인 윤수종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저서로 <자유의 공간을 찾아서>, <욕망과 혁명>, <자율운동과 주거공동체> 등이 있으며, 농촌관련 저서로는 <농촌사회제도연구>, <농업생산조직사례연구>, <농민운동-민주장정 100년, 광주·전남지역운동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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