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푸른사상 시선 113'으로 출간
"허방세상에서 생존을 위한 분투"
"생존을 위한 민중들에게 따뜻한 노래"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을 맡아 문인들의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주영국 시인이 생애 첫 시집을 내놓았다.

주 시인의 첫 시집 <새점을 치는 저녁>은 최근 <푸른사상 시선 113>로 출간된 것. 

주 시인은 첫 시집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기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가난에 찌들어 고통스러운 민중들의 삶의 애환을 노래했다. 또 시인은 삶은 계란 하나, 밥 한 끼라도 먹기 위해 새로운 세상과 생존을 염원하는 민중들을 따뜻하게 감쌌다. 

주 시인의 첫 시집 '새점을 치는 저녁' 표지 그림.
주영국 시인의 첫 시집 '새점을 치는 저녁' 표지 그림.

주영국 시인은 전남 신안의 섬 어의도에서 태어나 육지의 이곳저곳을 살았으며 지난 2004년 13회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회 오월문학상과 2010년 <시와 사람> 신인상을 받았으며 공군 기상대에서 오랫동안 하늘과 구름을 친구 삼아 날씨 보는 일을 했으며 현재는 퇴직하고 한국작가회의 회원,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과 죽란시사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나해철 시인은 주 시인의 첫 시집에 대해 "자연의 결에 자신의 영혼을 실어 한없이 깊어진 기록이 여기 있다. 주영국 시인은 스스로를 무한하고 영원한 것들과 하나가 되게 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추천했다.

또 "시간과 벗이 되어 시간이 인간들과 만나 만드는 비의(秘意)들을 노래하고 또 노래한다. 더불어 자연과 역사 속의 결기 앞에서 단정하게 목숨의 강건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면서 "죽음이라는, 인간과 시간이 만나 이루어지는 사건을, 무한과 영원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게 하는 주영국 시인은 ‘시간의 시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정윤천 시인도 "주영국의 시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는 불혹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젊은 아버지가 살아 있다. 대추나무 ‘도장’이 찍고 간 붉은 낙인들이, 아직도 청상의 어머니와 형제들과 어깨를 겯고 나란히 걷는다"고 주 시인의 시 세계를 그렸다.

또 "'숟가락 두 개'로 세파의 길을 나선 그가 '새'를 그리는 시인이 되었다. 그 새의 이름은 '백일홍'이기도 하여서 시인은 그렇게 타인의 불우에 눈을 두기도 하고, 그 골목의 끝에 나가 '새점을 치는 저녁'을 맞기도 한다. 어느 날은 문득 '산에서 온 편지를 강에서 읽기도 하는' 푸른 멍울을 간직한 시인의 가슴이여!"라고 추천했다.

주영국 시인.
주영국 시인.

오홍진 문학평론가는 "도구인 이념이 목적이 되어버릴 때 혁명 또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로 변해버린다"면서 "주 시인은 “밀림에 뜬 애기 달 같은 노른자”를 보며 '경계를 서던 소년 병사의 팍팍한/꿈'을 상상한다"고 해설을 적었다.

이어 "주영국 시에는 파장이 된 인생들이 이곳저곳에 나타난다.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인생들이지만, 그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살았다"며 "그저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누구는 지금 통증에 시달리고, 또 누구는 공터에 버려진 채 추억을 되씹고 있으며, 또 누구(들)는 옥상에 앉아 몸이 아파도 헤죽헤죽 웃으며 허방세상을 붙들고 있다"고 시인의 시 세계를 논했다.
/주영국 지음 /푸른사상 시선 113 /130쪽 /9,000원

 

   '새점을 치는 저녁' 목차

제1부

모든 꽃의 이름은 백일홍이다 / 정읍 지나며 / 사마천을 읽다 / 체 게바라 생각 / 인공 눈물 / 꽃불철공소 / 검열 / 밥 / 건원릉에서 / 왕을 지우다 / 국제정치학의 시 / 전화위복 / 경비원 이씨 / 월경(越境)은 있다 / 2036년의 지도

제2부

목과(木瓜) / 백령도 11 / 백령도 12 / 파장(罷場) / 동천(冬天) / 활어 수족관 / 노가리 / 피라미처럼 / 감꽃 지다 / 잔인한 문장 /천지 장례식장 / 동물의 왕국 / 숭어잡이 / 낮술 / 금성산 오르며

제3부

그리운 단비 / 새점을 치는 저녁 / 봄 이불 한 채 / 소한(小寒) / 돌아오지 마라 / 라코스테 / 허방세상 낙조 / 엘 콘도르 파사 / 들소 / 대가의 점(·) / 떨어진 꽃들 / 북제주에서 / 봄바람 봄 나무 / 무연고 32호 / 산에서 온 편지를 강에서 읽다

제4부

상강 무렵 / 형제 상봉 기념 / 아내의 푸른 손 / 어머니의 단층집 / 망운의 설(雪) / 태풍 전야 / 오래된 집 / 아버지의 도장 / 길만이 형 /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 물속의 집 /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 / 벌초 / 배롱나무 꽃 / 부고의 자리

■ 작품 해설:눈물겨운 생존의 밥, 그리고 시 - 오홍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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