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내 귀는 조개껍데기, 그리운 바다 소리여~"

2000년대 초 제주도로 내려간 화가 김품창(42)이 제주의 자연과 그 속에서 꿈꾸는 환상을 전복 껍데기에 그려냈다. 그의 그림을 귀에 대면 제주바다의 물결 소리가 들릴 듯하다.

그의 그림에서는 스승 이왈종의 영향이 감지된다. 하지만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속에 하나로 녹아든 인간과 동식물을 그려낸 그의 작품은 좀 더 탈속적이고 동화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심치 않게 고래를 볼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해변에 살면서 자연을 관찰하다보니 인간도 다른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이루는 구성원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서는 인간과 물고기, 고래, 문어, 갈매기, 해초들이 같은 크기로 나열되고 서로 엉켜있다. 또 제주 특유의 양옥집도 바다 깊은 곳의 용궁처럼 초현실적으로 배치된다. 세로 10㎝, 가로 15㎝ 안팎의 실물 전복 껍데기나 이를 크게 확대해 한지 부조로 떠낸 모형을 캔버스 삼아 그려낸 그의 근작들은 3월6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3월26일부터 4월3일까지는 부산시민회관 제1전시실로 옮겨 전시된다. ☎02-734-7555/051-630-5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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