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 위의 사기극"

 

겨울 깊은 호수 한가운데
털옷을 입은 사람들이
겨울 낚시를 한다


두터운 얼음판을 사이에 두고
고기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린다


눈망울 시려
한없이 맑은
빙어 한 마리


공갈 낚시 밥
덥석 물어
청동 하늘을 본다


고기의 목숨을 낚아 채
환호성을 지르는
낚시꾼이 춤을 춘다  


 내 의식의 끝,
잠깐 하늘 빛 닮아 슬픈
고기의 눈동자에 머문다


그리고서 이내
아무런 일 없다는 듯
무표정하게 돌아 선다


내가 들고 선 바보상자만이
한 장의 그림을 그려
내 가슴에 꼭 안겨준다



- 겨울철 낚시터 풍경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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