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인천 지하철 선로에 뛰어든 노인을 역무원이 구조했으나 노인은 집으로 돌아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일 인천광역시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9시 23분께 인천지하철 부평구청역에서 노인 A(75)씨가 승강장 앞쪽에 서있다 갑자기 선로로 뛰어들어 전동차가 들어오는 방향을 향해 뛰어가자 당시 순회근무 중이던 조봉호(45) 부역장이 이를 목격, 선로에 내려가 전동차를 멈추게 했다.

조 부역장은 진입 중이던 1083호 열차를 긴급 제동시켰고 열차는 A씨가 떨어진 지점의 40m 앞에서 비상 정차해 A씨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구조된 뒤 A씨는 조 부역장이 `모셔다 드릴테니 댁으로 가자'고 하자 "치매를 앓고 있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니 병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를 병원에 데려다 준 뒤 이날 오후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했을 때 조 부역장은 A씨 아들로부터 A씨가 결국 이날 오후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인천 부평구 삼산동 한 임대아파트 1층 자신의 방에서 옷장 문고리에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의 유가족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을 비관해 지하철에도 스스로 뛰어드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구조했던 조 부역장은 "노인을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위험하다고 느낄 새도 없이 함께 선로로 뛰어들었는데 결국 돌아가셨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고 말했다. mina1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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