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월민주여성회, 시민사회단체, "가해자 엄중처벌" 촉구

성 명 서 [전문]

정부는 5·18민중항쟁에서 고문 수사, 여성 성폭력 피해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 및 가해자들을 발본색원하여 엄중히 처벌하라!!!

‘80년 광주항쟁 38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살아남은 자들로서 그동안 광주항쟁에서 성폭력과 고문에 의한 수사에 대해 피해 여성들이 세상 밖으로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지나쳐온 우리 자신들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아픔을 딛고 이 자리에 섰다.

우리 오월여성들은 국가폭력에 맞서 시민궐기대회를 조직하고 대자보, 성명서 등을 작성하여 광주의 학살을 알려내었고, 시민들의 심혼을 울렸던 새벽방송과 가두방송, 헌혈, 시체염, 검은리본을 만들어 추모와 진실을 알리고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나누는 등 광주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5월 18일부터 27일 새벽까지 목숨을 걸고 싸웠다.

그러나 늘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으로 억눌려 있었고 가정과 사회 속에서 상처를 딛고 일어서지 못하였으며 숨죽이며 살아왔다.

지금 현재 5·18민중항쟁 여성 관련피해자(연행 구금, 상이, 사망, 상이 후 사망 등)는 295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그동안 가려졌던 구속여성들의 성폭력과 고문수사가 언론을 통해 일부 피해자들이 밝힌 바 있지만 집단 성폭행 진실도 드러나고 있어 치가 떨리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우리는 가슴속에 묻어 둔 기억을 세상에 드러낸 본인과 가족들이 감내해야 했던 아픔에 대하여 미안하고 가슴이 찢어지며 참으로 죄송한 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과거 ‘89년 광주청문회 과정에서 여성의 성고문, 성폭력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자료와 함께 국회에 요청하였지만 여성의 문제는 늘 역사 속에서 가려져 왔다. 당시 국가와 정치권은 우리 사회의 여성억압과 폭력에 대한 문제를 외면하였다.

광주민중항쟁에서 계엄군의 성폭력은 국가권력이 성차별과 성 학대를 구조적으로 생산해 낸 국가폭력이다.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가부장제에서 여성억압과 불평등 그리고 구조적 사회모순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본질적 문제이다. 이것은 일제 강점기에 있어 성노예로 끌려간 일본군위안부문제, 제주 4·3항쟁에서 여성폭력과 피해 등 그 본질에 있어 같은 맥락에 닿아있다.

우리는 이러한 왜곡된 질곡의 역사를 넘어 사회적 모순을 반드시 해결하고 정의의 역사를 세우기 위하여 5·18민중항쟁에서 성폭력과 고문수사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 정의를 세우고 역사를 바로 잡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진실을 말하고 행동 할 것이다.

또한 많은 피해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진실을 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상담 신고센터를 만들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신념과 행동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내·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연대하고 이 땅의 여성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정부는 5·18민중항쟁에서 고문수사 및 여성 성폭력피해에 대한 진상을 철 저히 규명하고 책임자 및 가해자를 발본색원하여 엄중히 처벌하라

2. 정부는 성폭력 및 고문수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단의 조치와 젠더감수성에 기반 한 특별전담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여 바로 조사에 착수하라

3. 5·18민중항쟁 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치유와 지원, 안전보장을 위한 지원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2018년 6월 4일

오월민주여성회

함께하는 단체: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회, 전남여성장애인연대) 5.18기념재단, 6월항쟁기념사업회, 광주진보연대, 5·18 기동타격대, 노무현재단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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