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이겨낼 건가 되풀이할 건가?'...'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청소년ㆍ MZ세대가 꼭 알아야 할 한일 역사 이야기

일반적으로 소설은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신동규의 장편 소설 『빼앗긴 제국』은 사실과 진실에 기반하되 독자가 우리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설의 형식을 빌려 우리의 안타깝고 슬픈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빼앗긴 제국' 표지 ⓒ청동거울 출판사 제공
소설 '빼앗긴 제국' 표지그림. ⓒ청동거울 출판사 제공

소설은 제목부터 작가가 우리 역사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집필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역사는 일제에 의해 수없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과 분절을 겪어 온 터다.

가령 한사군의 위치는 중국이 아닌 대동강 유역으로, 가야국의 일원인 임나를 자기네 나라라고 우기는 등 일본이 주장하거나 그들이 뿌린 역사 왜곡의 씨앗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고향 장흥에서 모처럼 만난 두 노교수가 등장해 며칠 간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주거니받거니 하며 흥미진진하게 한일 간의 역사를 논증해 나간다.

두 교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일 간에 있었던 오랜 역사적 악순환을 쉽고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실체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들이 왜 그토록 대륙 진출을 염원하는지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점점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열도, 그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과거의 역사가 ‘다가올 미래’일 수도 있다고 각성한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발표한 한 원로 학자의 논문에 의하면 '임나국은 실제로 한반도 남부가 아니라 일본 대마도에 있었으며 7세기 말까지 한국에 예속된 부족 국가로서 조공까지 하였다'는 기록도 있다는 거라.

또 김수로만 해도 '일본서기'에서 '숭신천왕'과 같은 시대 인물로 보고 있는데, '숭신 65년'은 기원전 33년이니 김수로왕이 금관가야를 건국하기 100여 년 전의 시기인 게야. 그 또한 앞뒤가 안 맞는 모순된 얘기라 하네.

그런데도 일본 사람들이 줄곧 엉터리 이론을 내세우며 강경 자세를 취하는 것은 오랜 동안 한반도를 침탈하여 괴롭혔던 자신들의 과오를 고토수복 작전으로 정당화하려는 의도 때문인 것 같아."

B가 묵묵히 듣고만 있자 내가 또 말했다.

"저들의 간교함은 끝이 없어. 한문학자 김병기 교수의 증언에 의하면 만주땅 집안시에 있는 광개토왕의 비문도 날조했다는 거야." (책 15~16쪽)

갈수록 일본은 과거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독도를 강탈하려고 술책을 부린다.

그런데도 미래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과거에 대해 어떤 사죄도 반성도 하지 않는 것은 당시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며, 언제든 또 그러한 만행을 되풀이하겠다는 묵시적 선언이나 다름없다.

산동규 작가는 “『빼앗긴 제국』은 우리 국민,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널리 읽혀져 일본과의 관계를 깊이 새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집필한 것”이라고 하면서, “이미 알려진 역사적인 사실은 물론 감춰졌던 비사까지 발굴하여 집대성하였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대담 형식을 취했으며 연대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으니 애국하는 마음으로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 작가 신동규

전남 장흥 출생
1998년 월간 신동아 공모 34회 1천만 원 고료 논픽션 당선
1999년 계간 문예연구 22회 신인상 중편소설 당선
2000년 제2회 여수해양문학상 수상
2006년 농민문학 작가상 수상
2010년 광주문학상 수상
2022년 제8회 전영택문학상 수상
2023년 제13회 <문학특구 포럼> 창작금 지원 대상자 선정
소설집 『운명에 관하여』 『흰까마귀산』 『순비기꽃』 『메이플로드』 『크메르의 미소』 『내 손안에 있소이다』 등, 장편 『그리고 다시는 고향에 갈 수 없으리』 『빼앗긴 제국』 한국문인협회 국제문학교류위원. 광주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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