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강단사학, "기자조선을 없애고 우리 역사가 위만조선부터 시작했다는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뜻에 부응하는 것".
"기자조선은 고조선의 거수국일 따름이며, 위만조선과 한사군은 고조선과 전혀 다른 중국의 역사에 속하는 지역"

고려 현종 이후 전라도 정명 1천년을 맞아 2018년 광주ㆍ전남ㆍ북도가 24억원을 들여 편찬한 '전라도천년사'(전 34권)가 친일식민사관이 짙게 배어 있다는 비판과 폐기여론이 거센 가운데 평소 한국고대사 분야에 깊은 연구를 해온 김상윤 선생이 최근 자신의 SNS에 연재한 '<전라도천년사> 무엇이 문제일까요?'를 본지에 18회 연속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사대주의를 신봉하던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기자조선이 평양에 있었다고 믿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평양을 기자의 도시라고 하여 아예 기성(箕城)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모든 문화는 중화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 유학자들은, 조선은 아주 오래 전부터 중국의 현자인 기자의 감화를 받아서 소중화를 이루고 살았다는 명분을 위해서 그랬겠지요.

ⓒ김상윤

따라서 기자조선을 멸망시킨 위만조선도 평양 주변에 있었고, 위만조선을 없애고 만든 한나라의 한사군도 평양 주변에 배치되어 있었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우리 역사를 단군조선-기자조선-위만조선-한사군-삼국시대라는 도식으로 파악했을 것입니다.

조선시대 사대 중화주의의 폐해입니다.

그런데 일본 식민사학자들은 기자를 조작된 이야기라고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단군이나 기자를 모두 없애버리고 오로지 서기전 2세기의 위만과 위만조선만 남겨두었습니다.

이후 한국 주류 고대사학계는 마지못해 단군을 되살려 놓았으나 기자조선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송호정이 '고조선은 국가 형성과 동시에 망했다'고 한 주장이 바로 기자조선을 없애고 우리 역사가 위만조선부터 시작했다는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뜻에 정확히 부응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중국사 전공인 윤내현이 1983년에 '기자신고'를 발표하며 처음으로 한국 고대사학계에 등장한 이후 사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기자와 기자조선 이야기는 중국의 고대 문헌인 <상서대전>, <죽서기년>, <회남자>, <사기> 등에 모호한 형태로 등장한 이래 3천 년 동안이나 정체를 알 수 없었는데, 윤내현에 의해 비로소 정체가 드러났다고 합니다.

김상태가 설명한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기자신고>가 말하는 기자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기(箕)라는 지역을 지배하는 은나라의 왕족이거나 귀족을 가리킨다.

이 기자 일족이 은나라가 망하자 당시 북경 근처 난하 서쪽의 현 하북성 근처로 이주했고, 주나라는 기자족의 생존을 인정해주면서 새로운 봉국인 연나라의 통제를 받게 하였다.

전국시대 말기 기자족은 통일세력인 진나라에 밀려 난하 동부 연안으로 이주하여 당시 고조선의 서부 변경 지역에 위치하게 된다.

사마천이 기자를 자신의 역사서에 등장시키는 때가 바로 이 무렵이다.

만주와 한반도는 당시의 중국인과 사마천에게는 미지의 땅이었고, 이런 정황 속에서 기자의 후예인 조선의 왕이니 조선후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 기자국은 차후 위만에 의해 멸망한다.'

거의 그림자밖에 남지 않은 3천 년 전의 기자를 엄정한 고증으로 복원한 이후, 지금까지 윤내현의 <기자신고>를 비판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기자조선은 분명히 실재했다는 사실을 명확이 밝혀낸 것이지요.

윤내현의 이후 주장을 요약해보겠습니다.

'기자조선은 난하 동쪽에 있던 고조선의 거수국이었고, 위만은 기자조선에 망명한 연나라 사람으로 기자조선을 빼앗은 후 영토를 대릉하까지 넓혔다.

한나라는 위만조선을 멸망시키고 그곳에 낙랑 임둔 진번군을 설치한 후 영토를 지금의 요하까지 넓히고, 대릉하와 요하 사이에 현도군을 설치하여 한사군을 완성한다.

따라서 기자조선은 고조선의 거수국일 따름이며, 위만조선과 한사군은 고조선과 전혀 다른 중국의 역사에 속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한사군은 그러니까 지금의 요하 서쪽에 있던 한나라의 영토다.

기자조선과 위만조선 그리고 한사군은 우리 역사가 아니다.

우리 역사의 계보는 고조선-열국시대-삼국시대로 기록해야 한다.'


김상윤 님의 SNS보기: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5169631571

<전라도천년사> 누리집: http://www.jeolladohistory.com/

'바른역사시민연대' 호소문.
'바른역사시민연대'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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