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다른 학문과 달라서 많은 시민들과 공유해야 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이제 역사를 이른바 '전문학자들'이 독점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고려 현종 이후 전라도 정명 1천년을 맞아 2018년 광주ㆍ전남ㆍ북도가 24억원을 들여 편찬한 '전라도천년사'(전 34권)가 친일식민사관이 짙게 배어 있다는 비판과 폐기여론이 거센 가운데 평소 한국고대사 분야에 깊은 연구를 해온 김상윤 선생이 최근 자신의 SNS에 연재한 '<전라도천년사> 무엇이 문제일까요?'를 본지에 18회 연속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1018년, 고려 때 처음으로 '전라도'라는 명칭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2018년은 그러니까 전라도라는 명칭이 정해진지 딱 천년이 되겠군요.
광주시와 전라남•북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라도천년사>를 2018년까지 발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욕심을 부려 아예 '고대사'를 포함하여 '전라도5천년사'를 발간하기로 하고, 예산도 24억 원으로 늘렸다고 합니다.
작년 12월에 <전라도천년사>는 정식으로 '봉정식'을 거쳐 발간될 예정이었습니다.(봉정식? 어디서 온 말일까요?)
그런데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전라도천년사>는 '식민사관'의 영향이 매우 심하다고 반발하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편찬위원회측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일본서기를 비판적으로 활용한 것이 왜 식민사관이냐고 오히려 호통을 치고 있는 형편입니다.
시민들과 시민단체가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선동에 넘어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지요.
정말 그럴까요?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신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여, 부수적으로 고대사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고대사는 매우 많은 주장들이 난립하고 있어서 무엇이 옳은 주장인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신채호나 박은식 그리고 정인보 등 민족사학자들의 주장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더군다나 윤내현이나 최재석 그리고 신용하 교수의 주장은 이른바 주류강단사학계의 주장과는 천지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들 이러지?
최재석 교수의 회고담이라 할 수 있는 <역경의 행운>이라는 책을 보고, 이른바 주류강단사학자들의 횡포라는 게 매우 지나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주류강단사학자들의 주장을 편견없이 살펴보기 위한 노력도 했습니다.
노태돈이나 송호정 교수뿐만 아니라, 박노자나 심재훈 교수 그리고 이른바 '무서운 아이들'로 불리는 젊은 학자들의 글도 대부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무서운 아이들'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주류강단사학계가 그들과 다른 주장에 대해 어떠한 논쟁도 하지 않고 '무시'하는 전략을 썼다는 사실입니다.
이러니 건전한 논쟁이나 비판은 사라지고, '학파'라기보다는 떼거리들끼리 '카르텔'을 만들어 행세하는 풍토가 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과 달리 학자들의 주장을 '학술지'를 통해서만 발표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SNS를 통한 주장도 많고, 유튜브를 통한 강의도 매우 많은 시대입니다.
주류강단사학자들이 학술 내용을 독점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역사는 다른 학문과 달라서 많은 시민들과 공유해야 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이제 역사를 이른바 '전문학자들'이 독점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왜 우리 영역에 들어와 시끄럽게 하느냐,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해방된 지 80년이 다 되어가는데, 역사학자들이 국민들에게 통일된 '나라 역사책'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끊임없이 '식민사학의 굴레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지금 <전라도천년사>의 문제는 더 이상 우리 역사를 이른바 '전문가들'의 수중에 놓아둘 수 없다는 거대한 외침일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외침을 거스른다고 거슬러지겠습니까?
시민들이 역사의 주체로서 역사주권을 되찾는 운동을 시작했으니, 저 역시 아는대로 이번 사태에 대해 몇 번에 걸쳐 소신을 피력하고져 합니다.
김상윤 님의 SNS보기: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5169631571
<전라도천년사> 누리집: http://www.jeolladoh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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