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꾸눈 광대’와 노재헌 그리고 5.18 41주년
‘애꾸눈 광대’와 노재헌 그리고 5.18 41주년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5.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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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온 노재헌에 “진상규명 비협조...반성쇼” 5.18 당사자 거센 항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김동수 열사 추모제 장소 유료 대관에 비판 여론
아시아문화원, 하성흡 작가의 5.18민중항쟁 원본 그림 훼손...포스터 제작

5.18민중항쟁 41주년을  마무리하는 광주가 침울하고 어수선하다.

기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에다, 8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미얀마 민주화투쟁이 ‘어제의 광주가 오늘의 미얀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문화예술계의 ‘5.18정신과 엇나간 반5.18적 행태’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41주년 5.18광주를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노태누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지난 25일 저녁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광주아트홀에서 연극 '애꾸눈 광대'를 관람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인
노태우씨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지난 25일 저녁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광주아트홀에서 연극 '애꾸눈 광대'를 관람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인

그중 하나 지난 25일 ‘애꾸눈 광대- 어느 봄날의 약속’ 5.18연극에 노태우 씨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원장이 깜짝 등장했다가 5.18당사자와 광주시민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사례다.

이날 저녁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광주 아트홀’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빈 관람석이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다.

여느 공연무대와 달리 방송사 카메라와 일부 언론사 기자들도 눈의 띄었다. 이날 애꾸눈 광대 이세상(본명 이지현)씨로부터 초청된 5.18유가족, 부상자 회원, 구속부상자 회원 그리고 시민사회 인사들은 70여분 동안 5.18 당시 고교 1학년으로 전남도청에서 희생당한 문재학. 안종필 열사의 이야기에 간간히 박수로써 함께 했다.

그러나 연극이 끝나고 무대 조명이 환하게 켜지자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애꾸눈 광대 연극배우이자 5.18부상자회 초대 회장인 이지현씨가 노태우 씨 장남 노재헌 원장을 소개하고 무대 위에 올리려고 하자 노 씨가 사양했고, 순간 관람석 곳곳에서 비난이 터져 나온 것.

노 원장의 연극관람 사실을 몰랐던 관람객들은 이지현씨와 노 원장을 향한 반발과 비난은 거셌다.

일부 5.18 당사자들은 “학살주범 5적의 아들이 왜 여기에 왔느냐”, “진상규명에 협조한다고 해놓고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노태우 회고록에 광주시민을 왜곡한 내용을 아직도 고치지 않고 있다”며 노 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노 원장과 이 씨에 대한 거센 항의와 반발은 극장 밖에서도 10여분 이상 이어졌다. 노 원장은 극장 안팎에서 사과하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이날까지 5번째 광주를 방문한 노 원장을 두고 5.18관계자들은 “노태우씨 회고록 수정과 5.18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고 말로만 하는 사과는 반성쇼”라며 “노태우를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위한 사전 여론작업이 속셈”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또 “노 원장의 오월어머니집 방문은 우리가 초청한 것이 아니라 노 원장 일행의 일방적인 방문이었다”며 “진정한 반성의 시작은 5.18진상규명 협조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거행된 김동수 열사 41주기 추모문화제. ⓒ광주인
지난 22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거행된 김동수 열사 41주기 추모문화제. ⓒ광주인

일부 5.18관계자들은 연극 ‘애꾸눈 광대’를 통해 노 원장을 무대에 올리려 했던 이지현 씨에 대해서도 “노태우도 5.18 학살에 이어 대통령 재임 동안 발생한 이철규 열사, 박승희 열사 등 분신정국 희생자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노동자 농민 학생 민주시민들이 노태우 정권에서 고문과 투옥을 당했느냐”고 노태우의 역사적 죄과를 언급했다.

이어 “노 씨를 두둔하려한 이 씨의 행태는 5,18정신과 엇나간 소영웅주의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애꾸눈 광대’를 응원해온 수많은 광주시민과 지난 2013년부터 8년동안 총 16억5000만원의 세금(2021년 1억6000만원)을 지원 받은 연극 책임자로서 실망을 안겨준 행동이었다”는 따끔한 비판을 내놓았다.

두 번째 침울한 사례는 김동수 열사 41주기 추모문화제 장소로 이용했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장의 유료 대관료 수수다.

최근 외신기자 노먼 서프가 1980년 5월27일 ‘5.18최후항전지’였던 당시 전남도청에 가장 먼저 들어가 ‘민원실 2층’에서 촬영한 사진 중 참혹한 모습으로 드러난 김동수 열사의 41주년 추모문화제 장소를 제공한 문화전당이 내부 규정을 들어 70만원의 대여료를 받았다는 것.

옛 전남도청 일부를 훼손하면서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5.18최후항전지’라는 역사적 장소성과 5.18정신계승이라는 명분을 망각한 반5.18적인 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아시아문화원의 하성흡 화가의 윤상원 열사 그림 원본 훼손이다.

하 작가가 윤 열사의 일대기를 그림으로 그린 작품 중 하나인 5.18 당시 ‘전두환을 찢어죽이자’는 트럭 앞에 내걸린 펼침막 구호를 삭제하고 하 작가 전시회 포스터를 제작해서 배포한 것.

하성흡 화가의 5.18민중항쟁 그림 원본(왼쪽)과 아시아문화원이 훼손한 그림 이미지. ⓒ광주인
하성흡 화가의 5.18민중항쟁 그림 원본(왼쪽)과 아시아문화원이 훼손한 그림 이미지. ⓒ광주인

아시아문화원은 관계자의 단순 실수하고 해명했지만 이 또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이어 5.18의 역사적 장소에 들어선 문화원의 장소의 역사성을 망각한 행태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5.18을 주제로 공연한 ‘뮤지컬 광주’도 입도마에 오르고 있다. 5.18 당시 계엄군의 편의대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구성이지만, 마치 편의대가 5.18항쟁을 이끌어간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비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41주년을 맞는 5.18광주는 학살의 발포 명령자도, 무명열사들의 신원도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서 일부의 반5.18적 행태 때문에  더욱 침울하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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