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의 역설] “제국주의 지배를 벗어나 조국통일을 이루는 씨앗”

독일에서 조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해온 김성수(88) 철학박사의 저서 『서양철학의 역설』(도서출판 바람꽃) 출판기념회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수운회관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동학학회 주최로 각계인사들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뜻깊게 진행되었다.

배동인 강원대 명예교수는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1970년대 독일에서 민주사회건설협의회(민건) 활동을 함께한 김성수 박사와 40년 만의 해후를 했다.

오랜 세월 민족분단의 고통을 뼈저리게 겪은 저자를 위로하고 노작 출간을 축하하러 전국에서 모인 참석자들은 먼저 민중의례로 우리 겨레의 소원인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애국애족 열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묵상하였다.

ⓒ사람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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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전 사람일보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판기념회는 개회사, 축하공연, 축사, 서평, 축하공연, 저자 답사, 꽃다발 증정 순으로 이어졌다.

동학학회 회장 임형진 경희대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엄동설한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성황을 이뤄준 내빈 여러분께 주최측을 대표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김성수 박사님의 역저 『서양철학의 역설』 출판기념회를 함께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한국의 항일운동과 민주화운동 그리고 통일운동의 산실이었던 이곳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일평생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하신 김성수 박사님의 출판기념회가 열린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김 박사님이 귀국 금지 조치를 당하셨을 때 동학 천도교의 경전인 동경대전을 최초로 독일어로 번역해 처음으로 유럽에 한국의 위대한 동학사상을 소개하셨다”고 밝혔다.

노래패 우리나라 백자 가수는 축하공연에서 축가로 광주 문병란 시인이 작사한 곡 <직녀에게>와 박세영 시인이 작사한 곡 <임진강>,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불러 깊은 감동을 주었다.

각계인사들의 축사에서 이정희 천도교 전 교령은 “5년 전 김성수 박사님의 주선과 도움으로 독일에서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을 순회하며 임형진 교수와 함께 인내천 강의를 함으로써 천도교 종지를 서양에 알리는 데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며 “오늘 <서양철학의 역설> 출판기념회가 서양철학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철학의 길을 찾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모 전 민변 회장은 “김성수 박사님을 비롯한 해외 통일인사들의 조국 방문이 불허되어 어려움을 겪었을 때 한가위 해외동포 귀향 추진 사업을 통해 저자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며 “30년 세월이 넘도록 부모님이 별세했어도 고향에 올 수 없었던 박사님의 고난과 고통이 노작 출판기념회와 함께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김한성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상임대표는 “김성수 박사님은 독일에서 독한문화원 원장으로서 수많은 인맥을 통해 조국의 민주 발전과 평화통일을 위해 힘써 왔다”며 “우리 사회에 김 박사님 같은 애국자가 10명 100명 1000명만 있어도 이 나라가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성철 연세민주동문회 회장은 “김성수 선배님이 그 험한 세월을 겪으면서도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하신 것에 대해 후배로서 존경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이 자리는 선배님 평생의 동서양 철학연구의 성과를 출판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이기에 진심으로 연세민주동문들의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며 “선배님의 연구 성과가 철학과 우리사회 발전방향에 큰 화두를 던져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수 박사의 매제인 전덕용 사월혁명회장은 “가족의 일원으로서 정혜열(91) 여사님과 황건 조영건 김승균 이문상 정동익 사월혁명회 원로 여러분들이 많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서양철학의 역설>은 종래 서양철학이 일본어판 번역을 통해 들어온 것과는 달리 오랜 세월 독일 현지에서 연구한 독일어에 정통한 저자가 저술한 것으로서 독보적 가치를 갖는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또 “오늘의 김 박사가 있기까지에는 아버지 김득봉 선생님과 어머니 엄양길 여사, 부인 정방지 여사, 여동생 김정순 여사의 노고가 컸다”고 전했다.

이병창 동아대학교 명예교수는 <서양철학의 역설> 서평에서 “칸트와 러셀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이 남겨놓은 역설의 문제를 김성수 박사님이 자신의 책에서 포괄적이고도 철저하게 분석하였으니, 박사님과 같이 서양철학을 전공하는 저로서는 박사님의 책을 대하고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였다”며 “박사님의 책은 서양철학을 괴롭혀온 거의 모든 역설을 분류하고 체계화하였으니, 학문의 길에서 어디서나 그렇듯이 문제를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은 문제를 극복하는 가장 지름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니, 박사님은 역설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딤돌을 놓았다고 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박사님의 책 가운데서도 이채로운 것은 문학에서 역설이 소개되어 있다는 것이다. 박사님은 다양한 서양 문학 작품 속에 이런 철학적 역설이 어떻게 등장하는가를 보여준다”며 “박사님은 이것을 통해 철학적 역설이 단순히 철학자만의 고답적인 고민에 그치지 않고 인간 자신의 삶 속에서 그때마다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책의 목표는 단순히 역설의 종류를 체계화하고, 그것을 극복하려 한 시도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 책의 중점은 그 다음의 문제에 있다. 그 문제란 곧 박사님 자신이 서양철학을 괴롭혀온 역설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그 출로를 찾으려 했는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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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서양철학사의 역설은 이런 유럽 중심주의와 이성 중심주의가 극복되지 않는 한 극복될 수는 없다고 한다”며 “박사님은 이런 점에서 거꾸로 서구의 지배를 극복하려는 동양의 사상 속에서 이원론적 역설을 극복할 싹, 단초를 발견하려 시도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양철학에서 역설을 극복하려는 박사님의 사유는 오랫동안 연구해온 동학사상에 근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역설의 근원은 서양 중심주의, 제국주의에 있고, 이런 역설에서 나온 이분법적 사유를 극복한다는 것은 곧 제국주의를 극복하는 길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분법적 사유를 극복하려는 박사님의 사유가 이제 이 책을 통해 결실을 거두어 이 땅이 제국주의의 지배를 벗어나서 조국의 통일을 이루게 되는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맺었다.

연세대학교 음대 출신인 이진영 테너는 축하공연에서 가곡 <가고파>와 가요 <아침이슬>을 열창하여 청중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참석자들은 격조 높은 축가를 선사한 연세민주동문회에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저자 김성수 박사는 답사에서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과 주최자인 임형진 동학학회 회장님, 축사를 해주신 이정희 천도교 전 교령님, 최병모 전 민변회장님, 김한성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상임대표님, 노성철 연세민주동문회 회장님, 전덕용 사월혁명회 회장님, 귀중한 서평을 해주신 이병창 동아대 명예교수님, 축가를 불러준 노래패 우리나라 백자 가수님과 이진영 테너님, 접수대에서 수고하신 신혜원 동학민족통일회 전 의장님과 김양임 시인님, 김영진 경희대 교수님, 조카 전해운과 최승모, 손자 전태양 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독일에서 온갖 어려움을 함께한 아내 정방지님과 많은 도움을 준 여동생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서양철학의 역설> 추천사를 써주신 정대현 이화여대 교수님, 김상일 클레어몬트대 교수님, 최재영 목사님, 박준규 한양대 교수님과 책 원고를 정성 들여 다듬어준 도서출판 바람꽃 권영임 편집장님과 원고 내용과 탈고 과정에서 좋은 의견을 주신 박해전 사람일보 회장님께도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은 비판과 좋은 의견을 주시기를 바란다. 이를 기반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에 독일에서 독일어판을 출판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화순 출신 김성수 재독 통일운동가. ⓒ사람일보
전남 화순 출신 김성수 재독 통일운동가. ⓒ사람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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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답사와 함께 축가에 대한 답가로 <남 몰래 흘린 눈물>과 <가고파>를 불러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 박사는 특히 <가고파> 노래중 ‘나는 왜 어찌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대목에서 한동안 노래를 잇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참석자들도 김 박사가 겪은 통한의 세월을 생각하며 가슴으로 함께 울었다.

김 박사는 <가고파>는 자신이 1966년 독일로 유학을 떠날 때, 태평양과 인도양을 배로 한달 동안 건너가면서 같은 배에 탑승했던 이름 모를 수녀와 함께 멀어져가는 고향을 생각하며 눈물로 불렀던 노래이고, 머나먼 이역에서 돌아갈 수 없는 고국을 그리워하며 부르고 또 불렀던 노래라고 밝혔다.

정혜열 사월혁명회 공동의장과 류순자 시인이 ‘조국분단으로 커다란 고통을 겪은 김성수 박사와 부인 정방지 여사, 가족 모두 통일조국에서 행복을 누리라는 축원’을 담은 꽃다발을 저자에게 증정했다. 최은아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사무처장도 6.15남측위 명의의 꽃바구니를 전했다.

사회자는 “우리 민족의 살길인 남북공동선언을 완수하여 우리 겨레의 염원인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실현함으로써 김성수 박사가 분단조국에서 겪은 고통을 근원적으로 풀어주자”고 호소하며 서양철학을 맹신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경종을 울린 <서양철학의 역설> 출판기념회 폐회를 알렸다.

이날 행사는 천도교 중앙총부,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통일시대연구원, 사월혁명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민족문제연구소, 연세민주동문회, 통일뉴스, 사람일보가 후원했다.

서울 출판기념회에 이어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김승원)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광주본부는 안성례, 서경원, 이홍길, 박석무, 이강, 김상윤, 김준태, 김정길, 원순석, 김순흥, 정용화, 황일봉, 정성국, 김원배, 김승원 인사들을 초청인으로 하여 2월 3일(금) 오후 2시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다목적강당에서 ‘김성수 박사 고국방문 기념 출판기념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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